주일 미사와 예배 온라인으로 한산한 성당과 교회...한국 기독교사상 '특별한 날'

2020.03.01 19:05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천주교와 개신교계가 주일미사, 주일예배를 온라인이나 개별적으로 갖기로 하면서 주일인 1일 전국 성당과 교회는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이날 온라인 주일예배를 올리는 모습이다. 우철훈 선임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천주교와 개신교계가 주일미사, 주일예배를 온라인이나 개별적으로 갖기로 하면서 주일인 1일 전국 성당과 교회는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이날 온라인 주일예배를 올리는 모습이다. 우철훈 선임기자

한국 기독교사에서 일요일이자 제101주년 3·1절 기념일인 1일은 유례 없는 ‘특별한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국 천주교 성당과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온라인으로, 개별적으로 주일미사와 주일예배를 드리며 신자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한 ‘안타까운 날’이자, 한편으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을 막기위해 모두가 하나로 ‘마음을 모은 날’이다.

기독교에서 성스러운 주일인 이날 전국 천주교 성당과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는 극도로 한산했다.

여느 때 같으면 신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십만명이 거룩하게 주일미사와 주일예배를 드리던 것과 달리 아주 낯선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성직자들도, 신자들도, 성당과 교회 주변의 시민들도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절감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성당의 신자인 정모씨(55)는 이날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한 주일을 보내고 있다”며 “낯설었지만 온라인으로 미사를 참례하고, 묵주기도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느 주일과 달리 성당에서 신부님과 수녀님, 형제자매들의 얼굴을 보지못한 것은 참 안타깝다”며 “하지만 공적으로 모이지 않는 주일미사를 결정한 것은 모두를 위한 올바른 일이라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조그만 선행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리라는 신부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며 “우리 가족도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형교회의 한 부목사(53)는 “성도들이 모이지 않는 주일예배는 제 개인적으로는 물론 우리 교회내 교역자들 모두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못했던 일”이라며 “주님의 말씀을 더 뜨겁게 되새긴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프라인 주일예배를 예정대로 하느냐, 온라인으로만 대체하느냐를 놓고 교회 내부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동안 온라인 예배를 중계했지만 오프라인 주일예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결국 힘들게 온라인 예배를 결정했고, 잘한 결정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주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 16개 교구의 1750여개 성당에서 신자들이 모이는 주일미사 대신 온라인, 개별미사를 봉헌하기로 결단했다. 천주교의 이같은 결정은 1784년 이승훈 베드로가 중국 베이징에서 영세를 받고 귀국해 이벽·정약전 등과 함께 신앙공동체를 구성, 한국 천주교가 성립된 이래 236년 만의 처음있는 일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에 따라 신자들에게 묵주기도와 복음 봉독, 선행 등으로 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담화문을 통해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여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야 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신교회들도 신자들이 많이 모이는 오프라인 주일예배의 위험성과 높은 우려를 고려, 서울의 대형교회를 비롯해 전국 대다수 교회들이 온라인·개별 주일예배를 가졌다. 특히 서울의 광림교회·영락교회·충현교회 등 일부 대형교회는 마지막까지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하려 했지만 결국 고심 끝에 국민들과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동참했다.

그러나 서울 송파구·구로구의 대형교회를 비롯해 일부 교회들은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었지만 신자들이 모여 오프라인 주일예배를 가져 우려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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