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뜨거운 이슈 ‘도널드 트럼프’

2020.06.27 15:32
구정은 선임기자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델레이의 코스트코 매장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이 진열돼 있다. / AFP연합뉴스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델레이의 코스트코 매장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이 진열돼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 판 붙고 뛰쳐나온 존 볼턴. 그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때문에 미국은 물론 세계가 시끄럽다. 트럼프 측은 책이 출간돼선 안 된다면서 소송까지 벌어졌지만 그새 책 내용은 온라인에 유출됐고,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도 깔렸다.

트럼프라는 인물은 정치뿐 아니라 출판계에서도 매우 논쟁적인 주제다. 트럼프는 1987년 <거래의 기술>이라는 자서전을 냈지만, 내용에 오류와 왜곡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퓰리처상 수상작가로 도널드 트럼프의 평전을 쓴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은 대선을 앞둔 2016년 8월 미국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는 진실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자신이 한 말조차 금세 부정해버린다”고 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테러전을 부추긴 네오콘의 일파인 볼턴은 격론을 부른 이번 책에서 트럼프의 거짓말을 비판하기보다는 자신과 생각이 달랐던 부분을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친트럼프 진영에서는 볼턴에 맞선 ‘맞불 회고록’을 준비하고 있다. 백악관 전 대변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는 트위터에 오는 9월 회고록을 낼 계획이라고 알리면서 책 내용 중 볼턴에 대한 부분을 소개했다. “권력에 취해” 있고,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니 미국을 배신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트럼프가 지난해 영국을 방문했을 때 볼턴이 멋대로 행동해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싸움이 붙었던 일화를 전했다.

하드커버판으로만 100만 부 넘게 팔린 마이클 울프의 도널드 트럼프 비판서 <화염과 분노> / 게티이미지

하드커버판으로만 100만 부 넘게 팔린 마이클 울프의 도널드 트럼프 비판서 <화염과 분노> / 게티이미지

트럼프를 주제로 삼은 책 중에는 어떤 게 많이 팔릴까. 편든 책보다 비판한 책이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온라인서점 아마존의 평점을 기준으로 트럼프를 옹호한 책과 비판한 책을 10권씩 뽑아 판매량을 비교했다. 하드커버판 판매량을 보니 1위는 2018년 초 출간된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로 100만 권 넘게 팔렸다. 트럼프는 이 책이 나올 때도 출간을 막으려고 소송을 냈으나 실패했다.

2위는 트럼프 정부의 행정 난맥을 담은 원로 저널리스트 밥 우드워드의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3위는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하다가 쫓겨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더 높은 충성심: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이었다. 4위는 트럼프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나>였다. 볼턴의 책과 함께 트럼프의 조카가 쓴 책도 곧 출간돼 트럼프 비판서 목록에 덧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친형 프레드의 딸인 메리 트럼프가 <아무리 많아도 충분치 않다>를 출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책 내용을 미리 소개한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트럼프의 “끔찍하고 음탕한” 실체가 구체적으로 담겼다고 전했다.

‘친트럼프’ 관련 책 중에도 베스트셀러가 적지 않다. 우파 언론인 마크 레빈의 <언론의 부자유>,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펴낸 <분노 폭발: 좌파는 어떻게 증오를 즐기며 미국을 침묵시키려 하는가> 등이 많이 팔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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