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송호리 해변서 고선박 추정 배 발견…전통 한선 구조와 유사

2023.06.07 11:25 입력 2023.06.07 22:52 수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26일 발굴조사 착수

국내서 지금까지 통일신라~조선 고선박 14척 발굴

고선박, 침몰 당시 다양한 유물로 귀중한 문화유산

전남 해남군 송호리 해변에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선체가 노출돼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6일 발굴조사를 시작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전남 해남군 송호리 해변에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선체가 노출돼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6일 발굴조사를 시작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려시대 선박일까, 아니면 통일신라시대나 조선시대의 배일까.

전남 해남군 송호리 해변에서 고선박으로 보이는 선체 일부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해변에서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선체가 발견 신고됐다”며 “오는 26일부터 발굴조사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현지조사 결과, 선체 규모는 길이 약 14m, 폭은 약 5m다. 또 선수와 선미 부분, 좌우 외판, 가룡목(加龍木·배 양옆의 판이 쓰러지지 않게 받쳐주고 칸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 가로목) 등의 구조가 확인됐다.

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모습만으로는 선체의 정확한 구조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 전통 배인 한선(韓船)의 구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고선박으로 추정된다”며 “오는 26일 발굴조사에 착수해 선박의 구체적인 규모, 제작 시기 등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선박으로 확인되면 우리나라에서 15번째로 조사되는 고선박이다. 지금까지 발굴조사된 고선박은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모두 14척이다.

바다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고선박은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섬업벌 해저에서 2013년 확인된 ‘영흥도선’으로 통일신라시대 배다. 배에서는 여러 유물과 함께 황금빛을 내는 당시 최고급 도료인 황칠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선체의 일부 부재가 눈으로 확인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고선박으로 추정되는 선체의 일부 부재가 눈으로 확인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려시대 고선박은 모두 10척인데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발굴된 ‘마도 1·2·3호선’ 등이 대표적이다. ‘마도3호선’은 1265~1268년 전남 여수 일대에서 거둬들인 곡물과 전복 등을 싣고 강화도로 가던 중 침몰했으며, ‘마도1호선’은 1208년 나주와 해남·장흥 등의 곡물을 개경으로 운반하던 중 난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1213년쯤 전북 고창 일대에서 모은 곡물 등을 싣고 개경으로 가던 ‘마도2호선’에서는 유물 400여점이 나왔는데, 이 중 청자 매병과 대나무 조각에 물품명 등을 적은 표식인 죽찰은 보물로 지정됐다. 마도 해역 인근인 대섬 앞바다에서 청자운반선인 ‘태안선’이 발굴되기도 했다.

고려시대 배로는 또 경기 안산시 대부도 해역에서 발견된 ‘대부도선’ ‘대부도2호선’을 비롯해 ‘신안 안좌도선’(전남 신안군 안좌도), ‘군산 십이동파도선’(전북 군산시 십이동파도), ‘목포 달리도선’(전남 목포시 달리도), ‘완도선’(전남 완도군 약산면 어두리) 등이 있다.

조선시대 고선박은 지금까지 1척이 발굴됐는데, 1417~1421년 세곡과 분청사기 같은 공물을 싣고 한양으로 가다 침몰한 ‘마도4호선’이다. 서남해에서는 2만여점의 도자기를 비롯한 수많은 유물로 유명한 중국 원나라 당시의 ‘신안선’을 비롯해 ‘진도 통나무배’ 등 중국 선박도 확인됐다.

주로 서남해에서 발견되는 고선박은 침몰 당시의 일상생활 용품, 수출입품 등 다양한 유물을 싣고 있어 ‘보물선’으로 불린다. 당대 역사와 생활문화상 복원은 물론 전통 배(한선), 해상운송체계나 국제교류 연구 등에 귀중한 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경기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해수욕장 인근에서 고려시대 선박 ‘대부도2호선’이 발굴되는 장면.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2015년 경기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해수욕장 인근에서 고려시대 선박 ‘대부도2호선’이 발굴되는 장면.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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