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PS 파트너’

2012.12.04 21:35

화끈한 초반부, 밋밋한 결론

극중 주인공 윤정(김아중)의 대사처럼 사랑은 뻔하다. 사랑은 만나고 설레고 헤어지고 아프고 그러다 또다시 만나는 것이다. 어찌보면 잘 뚫린 수로처럼 길이 명확히 나있는 여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영화는 각각의 가치를 가진다.

지성·김아중 주연으로 변성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나의 PS 파트너>(사진)는 결국 이런 ‘뻔한 과정’을 가진 사랑 이야기다. 초반 두 사람이 음란전화 이벤트로 우연히 만나는 설정과 수위 높은 장면들이 배치되는 초반부의 장면은 일종의 미끼다.

뻔한 사랑이 영화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플롯이다.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위기를 맞고, 어떤 결말을 맺느냐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다.

[리뷰]‘나의 PS 파트너’

그런 면에서 <나의 PS 파트너>는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이들은 PS(폰 섹스)로 만났기 때문에 흥미를 돋운다. 하지만 둘은 초반 서로를 잡아먹을 듯 싸우다 난데없이 서로 통하는 점을 찾기 시작한다. 인연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이어 붙인 느낌이다. 위기에 있어서는 공감이 간다. 당연히 이들은 서로 연인을 둔 상태에서 전화기로 만났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결말이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굳이 결혼식 장면을 넣었어야 했느냐 말이다. 결국 둘의 만남은 나머지 인물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면서 완성된다. 두 사람은 잘못을 덜 했기에 사랑할 수 있다. 권선징악적인 뻔한 결말에 직면해 당황스럽다.

사랑은 뻔하다. 하지만 그 뻔한 소재를 요리조리 비켜 새로운 상을 만들거나 고정관념과 충돌하면서 많은 영화인들이 작품을 만들어왔다.

사랑이 뻔하다고 결말로 가는 과정도 뻔하면 우리는 그 어디서 사랑 영화가 주는 신선한 가치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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