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강미선·이유림···어떤 ‘줄리엣’을 만날까

2024.05.09 10:51 입력 2024.05.09 20:29 수정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10~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8일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에서 서희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수석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5.08 한수빈 기자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8일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에서 서희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수석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5.08 한수빈 기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인 ‘줄리엣’ 역할을 마다할 배우가 있을까. 프로코피예프가 셰익스피어 희곡에 음악을 붙인 발레 역시 숱한 발레리나의 도전정신을 고취해왔다.

영국 출신 안무가 케네스 맥밀런(1929~1992) 버전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이 10~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올리는 작품이다.

이번에 줄리엣이 될 발레리나는 아시아인 최초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인 서희,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이유림이다. 이들이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발레 팬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이는 서희다. 2005년 ABT에 입단한 그는 군무 신분인데도 2009년 ‘줄리엣’으로 발탁돼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솔리스트, 수석무용수로 승승장구하며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자리 잡았다. 그의 한국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의 2013년 작품 <오네긴> 이후 11년 만이다. 서희는 “지난 15년간 매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면서 얇은 레이어(층)가 쌓여왔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연기하면서 문장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단어를 고른다. 그래야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다. 15년 전엔 줄리엣을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하면 할수록 질문이 많아지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8일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에서 강미선 유니버설 수석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5.08 한수빈 기자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8일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에서 강미선 유니버설 수석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5.08 한수빈 기자

강미선은 유니버설발레단 간판 스타다. 2002년 18세 나이로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22년 근속한 국내파다. 천천히 승급했고 엄청난 연습광이다.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다섯 번째로 발레계 최고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다. 강미선은 “열심히 하려고 하면 자꾸 힘이 들어간다. 힘을 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이유림의 발탁은 ‘파격’에 가깝다. 이유림은 헝가리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7년간 활동한 뒤 지난해 10월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신예다. 입단과 동시에 <호두까기 인형> 주역을 맡았고, 이번에 대작의 주연이 됐다. 이유림은 “발레리나로서의 꿈을 이룬 느낌이다. 두 분(강미선·서희)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며 “리허설을 하면서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받아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서희는 유명한 2막의 발코니 파드되(2인무)를 이 작품에서 가장 도전적이면서 핵심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원수 집안의 연인이 처음 만나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서희는 “다른 장면의 단어는 찾을 때마다 바뀌기도 하지만, 발코니 장면만큼은 바뀌지 않고 늘 ‘첫사랑’이다. 똑같은 단어로 만든 장면을 스스로 복제하지 않고 연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강미선과 이유림은 3막 전체를 강조했다. 줄리엣은 3막 내내 무대 바깥으로 벗어나지 않고 극을 이끈다. 강미선은 “로미오가 추방돼 그와 헤어진 후 줄리엣이 극을 이끄는 연기를 해야 한다. 그 드라마적인 부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유림은 “무대 위에 계속 서 있으면 감정선이 고조된다. 감정이 폭발하지 않되, 선에 도달 못하지도 않게끔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문훈숙 단장은 “세 줄리엣은 각기 다르다. 연출자(줄리 링컨)도 달라서 좋다고 말했다”고 했다. “강미선·서희 발레리나는 연륜이 있고 성숙한 줄리엣이죠. 서희씨는 엄청나게 섬세하고 디테일에 강합니다. 강미선씨는 그 어떤 역할을 맡아도 오래 생각하고 연구하죠. 이유림씨는 초연 무용수답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기합니다. 어느 분 공연을 봐야 하냐고 물으신다면 세 분 다 봐야 한다고 답하겠습니다.”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8일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에서 이유림 유니버설 솔리스트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5.08 한수빈 기자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8일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에서 이유림 유니버설 솔리스트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5.08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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