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조용필 형님 활동에 충격받아 밤새우며 음반 준비”

2013.06.13 00:00
강수진 기자

“조용필 형님의 활동에서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 시도를 사람들이 반가워한다는 것에 놀랐지요. 제가 이렇게 밤을 새우며 음반을 준비한 것도 어쩌면 형님의 영향 때문일 겁니다.”

가수 이승철씨(47·사진)가 4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낸다. 그는 “다르게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12일 서울 삼성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승철씨는 “요즘의 트렌드를 철저히 따르는 음반, 그리고 이승철을 떠올릴 수 있는 음반, 이 두 개를 나눠서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14일 발표되는 정규 11집 파트1은 ‘센슈얼리즘’(감각주의)이란 부제가 붙었다. 요즘 추세에 충실한 음반이다. 가을쯤 나올 파트2에는 ‘에고티즘’(자아주의)이란 제목을 붙일 예정이다. 감미로운 발라드 등 대중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따로 담는다. 가을에 나올 음반도 70%가량 이미 작업이 끝났다.

이승철 “조용필 형님 활동에 충격받아 밤새우며 음반 준비”

“사람들이 기대하는 음악을 한다는 건 아티스트 입장에서 안정적이지만, 흥미로울 순 없습니다. 요즘에는 두 얼굴이 필요해요. 저도 다양한 장르, 그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걸 원래 좋아했어요”

가창력이 뛰어난 이승철씨는 자신의 정규 음반에 원래 객원 가수를 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규 앨범에서는 처음으로 객원 래퍼가 랩을 입힌다. 레게 뮤지션인 쿤타는 ‘비치 보이스’란 노래에 레게풍을 가미했고, 래퍼 커몬 테일은 ‘늦장 부리고 싶어’에서 솔적인 랩을 들려준다.

이씨는 “힙합 등과 같이 처음 시도한 장르가 있다”면서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같이 하면서 잘 맞는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 심사위원을 하면서 그는 젊은 청자들의 취향을 깊이 있게 파악하게 됐다. 아마추어 중에도 실력있는 뮤지션이 많았다.

이번 앨범에서 노래 10곡 중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해’ 등 2곡은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만든 노래다. 수십여 명의 작곡가들이 그에게 곡을 줬지만 정작 그는 20대 학생의 작품을 택했다.

“<슈퍼스타K>를 하면서 시민 작곡가들의 작품이 얼마나 신선한지, 얼마나 참신한 가사를 지니는지 알게 됐어요. 아이디어 측면에서 배울 것이 무척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전국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수천 명이 있지만 그 실력 좋은 사람들이 제대로 발굴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방식으로나마 좋은 작품과 인물들을 끌어올리고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향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음반 수록곡 ‘런어웨이’는 미국의 나탈리 콜, 머라이어 캐리, 마이클 잭슨 등의 음반 믹싱을 맡았던 엔지니어 스티비 핫지가 작업했다. ‘손잡을 듯 먼곳에’란 노래의 드럼은 캐나다의 인기 밴드 니켈백의 드러머 대니얼 어데어가 맡아 정교한 연주를 덧입혔다. 해외 뮤지션들과의 교류는 아내 박현정씨가 도왔다. 앨범을 2개나 만들고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 탓에 제작비가 5억원을 훌쩍 넘었다.

공도 기울였고, 돈도 많이 들었다. 그는 “보통 노래를 ‘원 테이크’(한번에 녹음하는 방식)로 녹음하는데 이번에는 6~7개 테이크로 만들고,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연습을 한 뒤 다시 녹음했다”면서 “이렇게 열심히 만든 건 처음이라고 주위 스태프들은 말한다. 이번 음반은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딸과 팬들이 노래마다 ‘모니터링’을 해서 앨범에 들어갈 순서를 정했다.

그는 “11집에서 앞 숫자를 지우면 1집”이라며 “새로운 음악과 친구들을 만나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승철씨는 다음달 12~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시작으로 ‘비치 보이스’란 여름 콘서트에 들어간다. 그가 여름 투어를 개최하는 것은 십수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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