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다! 김은희 작가

2012.09.28 17:02 입력 2012.09.29 16:07 수정
글 이연우 기자 사진 안진형(프리랜서)

한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를 풍자하는 유머가 떠돈 적이 있다. 한국의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범죄 드라마는 경찰서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법정 드라마는 법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요리 드라마는 주방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이처럼 ‘장르’란 외피만 두른 채 천편일률적인 연애물로 수렴되는 드라마와 자극적인 이야기에 질려 있던 시청자들에게 ‘김은희’라는 이름은 특별하다. 오죽했으면 “한국 드라마는 김은희 이전과 김은희 이후로 나뉜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 ‘러브 라인’과 ‘막장 스토리’에만 골몰하는 한국 드라마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김은희 작가를 만나 신나는 수다를 나눠봤다.

눈과 귀를 사로잡는 ‘장르’의 바람을 일으키다
시체를 해부해 사인을 밝히는 법의관의 세계를 다룬 드라마 ‘싸인’, 온라인 범죄와 사이버 수사의 세계를 파헤친 드라마 ‘유령’을 선보이며 안방극장에 돌풍을 일으킨 김은희(40) 작가는 ‘한국형 장르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까지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이야기 전개, 촘촘하게 얽힌 인물들 간의 관계와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사회적 메시지까지. 김은희 작가는 ‘웰메이드’로 손꼽히는 ‘미드(미국 드라마)’에 길들여진 시청자들까지 감탄하게 만들 정도의 내공으로 높은 완성도와 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며 새로운 드라마 시대를 열었다.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숨 막히게 했던 놀라운 드라마 ‘유령’이 마지막까지 날 선 경고를 전하며 화제 속에 막을 내린 이후, 김은희 작가는 ‘죽을 만큼’ 힘들었던 집필을 끝내고 한층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또 다른 고생길’을 떠날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다! 김은희 작가

레이디경향(이하 LADY) ‘싸인’이 새로운 발견이었다고 하면, ‘유령’은 성공적인 안착이었다고 보는데요. 뭔가 좀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시나요?

김은희 글쎄요. 예전엔 기사 제목에 드라마 제목만 나왔었는데 이제는 제 이름이 들어간다는 점? 자꾸 큰 글씨로 제 이름이 나와서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LADY 드라마 방영 내내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독보적 영역을 개척한 스타 작가가 나왔다’, ‘국내 최초 장르 드라마의 발견’ 등등 찬사가 줄을 이었어요. 종영 이후 지금까지도 그렇고요. 쏟아지는 호평을 받으니 어떠신가요?

김은희 우선 칭찬해주시는 건 정말 기쁘고 고맙죠. 쑥스럽기도 하고. 다만, ‘최초’라는 타이틀은 좀 그래요. 제가 ‘최초’로 장르 드라마를 도입했다기보다 공중파 쪽으로 외연을 좀 ‘넓혔다’라는 표현이 맞을 거예요. 사실 이전부터 케이블 드라마 등에서는 수사물이 방영돼왔고, 또 약간 다르긴 하지만 ‘수사반장’이나 ‘히트’ 같은 드라마도 있었잖아요.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은 제가 작품을 딱히 잘 써서라기보다 시청자들께서 제 이야기를 선택해주셨기 때문에 이만큼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이런 장르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는 계속 있어왔어요. 그런데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과감히 그 요구를 읽어내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안전한 방향만 고수하다 보니 아예 장르물의 시도 자체가 이뤄지질 못했던 거죠.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 작품이 더 크게 주목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싸인’도 처음엔 ‘땜빵’으로 편성 논의가 시작된 작품이긴 했지만요(웃음).

LADY 계속해서 장르물을 선보인 이유는 뭔가요?

김은희 개인적인 관심이죠. 꼭 스릴러 장르가 아니어도 긴장감 있는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예를 들면 영화 ‘러브레터’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지만 ‘그는 도대체 누구지? 어떤 사람이지?’ 하는 긴장감이 있잖아요. 그렇게 뭔가 호기심을 갖고 추리를 해나가야 한다거나, 아니면 매 신마다 ‘두 사람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이는 이야기를 찾아서 보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범죄물, 수사물, 심리물 등을 많이 접하게 됐어요.

LADY 전문적인 분야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얼개와 디테일한 요소 하나하나가 다 완벽하게 맞아들어야 하는 터라 이야기를 쓰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아요. 집필하는 동안 꽤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을 것 같은데요.

김은희 ‘유령’은 정말 그랬어요. 일단 취재 자체가 힘든 거예요. ‘싸인’ 때는 어찌어찌 어렵게 국과수에 계신 분을 소개받아서 필요한 책들을 추천받아 읽었거든요. 「최신법의학」을 비롯해서 전문서를 읽으며 공부하고 자료 조사를 했었는데, ‘유령’에서 다룰 사이버 세계는 책을 들여다보아봤자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그야말로 ‘통역’이 필요한 책이더라고요. 게다가 컴퓨터는 더 모르겠고, 뭔가 다양한 세계가 펼쳐질 것 같긴 한데 ‘컴맹’이다 보니…. 심지어 하루가 다르게 계속해서 기술이 발전한다잖아요. 대체 왜 내가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까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다행히 사이버수사대 분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겨우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그분들과 MT도 같이 가고 자주 만나면서 도움을 받았어요. 수사대원 분들이 엄청 고생하셨죠. 저나 감독이나 아주 한심한 수준이었으니. 그분들도 처음엔 제가 이 정도로 모를 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LADY 개인적으로는 매 회 각각 메시지가 있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녹아 있고, 그것들이 전체적으로는 짜임새있게 얽혀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고요.

김은희 다양한 사건과 이야기들을 빼곡하게 배치하고 싶었어요. 취재나 인터뷰를 하면서, 책을 보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이런 사건들을 넣으면 환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준비해뒀다가 캐릭터가 안 잡힐 때나 이야기 전개에 필요할 때 넣어서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여주려 했어요. 회별로 에피소드를 짜면서 쓰는 편인데 결과적으로는 매회 다 달라져요. 큰 사건의 줄기는 그대로 가져가지만 캐릭터도 변하고 위치도 변하니 계속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LADY 그런 부분은 ‘미드’ 제작처럼 작가별로 나눠서 준비를 하면 좋을 텐데요. 사실 ‘싸인’까지는 남편 장항준 감독과 함께 쓰셨잖아요. ‘유령’이 첫 단독 작품이었는데, 어떤 점이 가장 다르던가요?

김은희 뭐, 딱히 다를 건 없어요. 잘 안 되면 나 혼자 독박 써야 한다는 것 정도?(웃음) 둘이서 글을 썼을 때도 ‘내가 못해도 같이 책임지자’였던 건 아니니까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거죠. 둘이서 한다고 해도 결국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거고,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거잖아요.

LADY ‘싸인’과 ‘유령’이 연이어 좋은 평가를 받았잖아요. 냉정하게 작가 스스로는 얼마나 만족하시나요?

김은희 ‘싸인’도 힘들었는데, ‘유령’은 그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그래서 많이 흔들렸죠. 그나마 ‘죽음’은 그래도 사람들에게 가깝게 와 닿는 이야기이고 공부를 하면 조금씩 알아나갈 수 있었는데 사이버 세계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아니면 제가 출산 이후에 머리가 나빠져서일까요(웃음). 결국 ‘유령’은 제가 처음 하려고 했던 이야기보다 강도가 좀 낮아졌어요. 주인공이 ‘내가 누구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고 그와 관련해 더 생각해놓은 부분이 있었는데 반영을 못했어요. 뒷심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죠. 반대로 초반 구성은 ‘싸인’보다 치밀했고요. 다음 작품에서는 두 작품에서 각각 아쉬웠던 부분을 잘 보완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야겠죠.

명확하지만 쉽고 새로운,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서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다! 김은희 작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장르 드라마의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김은희 작가. 사실 그녀가 처음 정식으로 ‘작가’란 이름을 갖게 된 건 1995년 SBS 예능 작가 공채를 통해서였다. 처음부터 드라마적인 이야기를 만들며 사는 삶을 꿈꿨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이끈 사람은 영화 ‘불어라 봄바람’, ‘라이터를 켜라’를 연출한 남편 장항준 감독이다. 함께 예능 작가로 활동했던 장항준 감독은 당시 김은희 작가의 사수였고, 같이 어울리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많은 영향을 받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좋은 콤비이자 지지자이자 자극제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LADY 드라마 스타일이 워낙 치밀하고 묵직한 편이라 예능 작가로 일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좀 의외였어요.

김은희 솔직히 그때는 별 생각 없이 살 때여서(웃음),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어떻게 하다 보니 우연히 시험을 봤던 거예요. 예능 할 때만 해도 전 좀 ‘날라리’처럼 그냥 하루하루 지냈었거든요. 그러다 남편을 만나고, 남편과 어울리는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 생각이나 생활이 많이 바뀌었어요. 남편이 글을 썼으니까 주변에 비슷한 감성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또 사회적·정치적으로 입장을 같이하는 사람들과도 어울리면서 세상을 보는 시선이랄까 그런 것도 생기게 됐어요.

LADY 그때의 경험이 오늘날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은희 그때 남편이 선배로서 “무엇이든 주인의식을 가져라”라는 말을 해줬어요. 그게 예능이든 무엇이든 간에요. 보통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PD와 메인 작가가 큰 몫을 하고 다른 작가들은 보조를 맞추게 되는데, 밑에서 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항상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지금 방송에서 장항준 감독의 이미지가 되게 가볍고 웃긴 편이잖아요. 물론 무척 재미있는 사람이고, 저도 그가 정말 ‘웃겨서’ 결혼한 거지만, 그 ‘재미’와는 별개로 뭔가가 있는 사람이에요. 소소한 일상이든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든 뭐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으려는, 삶과 사회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죠. 가치 판단과 기준이 명확한 점도 있고요. 남편과 일을 하고 연애를 하면서 그런 자세나 시선을 많이 배웠어요.

LADY 장 감독님께 그런 모습이 있다니,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됐네요. 지금도 계속 같은 일을 하는 입장이니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잠재적 라이벌로서 자극이 될 수도, 또 한편으로는 굉장한 시너지가 될 수도 있을 테고요.

김은희 글은 이제 제가 더 잘 쓴다고 생각해요(웃음). 남편도 인정했다니까요. 저희 둘은 약간 특성이 달라요. 저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을 잘하는 편이고, 캐릭터에 맞는 디테일한 대사 같은 부분은 남편이 잘 살리고요. 그 장점도 이젠 제가 흡수해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음, 남편이 자극제가 되는 부분도 있어요. 한때는 어딜 가면 늘 사람들이 저를 “장 감독 부인이야”라고 소개하는 거예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내 이름을 갖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노력해서 글을 더 잘 써야겠다 다짐했죠. 장항준이 워낙 좋은 작가라는 걸 알고 있으니 그에 걸맞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할 거 아니겠어요? 이제는 전세가 역전돼서 장항준이 ‘김은희 작가의 남편’으로 불려요. 본인도 ‘쿨’하게 인정해야 할 거예요.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다! 김은희 작가

LADY 왠지 작가 부부의 일상은 다른 부부들과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이를테면 하루 종일 앉아서 길 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거나, 드라마 대본처럼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뭐 그런 거요.

김은희 에이, 안 그래요. 아니, 다른 작가 부부는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저흰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을 만날 때 이것저것 소소하게 궁금해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건 작가 부부라서기보다 둘 다 되게 사람을 좋아하고 만나서 이야기하는 걸 즐기고 상대방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듣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래요. 가끔 그런 건 있죠. 요즘은 각자 자기 일 하느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지만 예전에는 거의 24시간 붙어 있었거든요. 그러면 종일 공유하는 부분이 같으니까 서로 취향도 잘 알고, 작품 캐릭터를 잡거나 구성할 때 따로 회의를 하지 않아도 바로바로 이야기하고 만들어낼 수 있어서 편하죠. 그리고 일할 때는 서로 어떤 부분을 잘하는지 어떤 생각인지 등을 잘 아니까 크게 부딪치지 않고 잘 맞춰서 착착 진행해나갈 수 있고요.

LADY 다음 작품에서는 다시 두 분이 힘을 합치시나요? 아니면 따로 준비하는 내용이 있으신가요?

김은희 장 감독은 새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갔고요. 저는 다음 작품 구상해야죠. 제가 다른 작가에 비해 늦게 데뷔한 편이라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1년 반에 한 작품 정도는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장담할 수는 없지만요.

LADY 김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주목하고 있는 분들이 무척 많을 텐데요.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부담이 크시겠습니다.

김은희 솔직히 말하면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 받은 칭찬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손에 쥐고 싶은 마음과 비슷해요. 제가 일상에선 여러 가지를 포기하고 잃고 산다 하더라도 작품을 쓰는 과정에서만큼은 잠을 덜 자건, 몸이 고달프건, 스트레스를 받건, 타협하지 않고 새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잘 풀어 끝까지 끌고 가려고 해요. 저는 사실 ‘로맨틱 코미디’ 쓰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이거든요. 그간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또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새로운 걸 내놓는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싸인’에 이어 ‘유령’을 보여드렸으니, 세 번째가 되면 더 이상 신선할 수는 없겠죠. 새롭지만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또 제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명확한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 텐데, 큰일이에요(웃음).

LADY 머릿속에 어떤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으신지 조금이라도 알려주세요.

김은희 바로 다음 작품은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좀비물을 꼭 할 거예요. 이건 사실 미술이라든가 드라마의 여건이 잘 갖춰져야 가능한 부분이라 쉽진 않겠지만요.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해야겠죠. 또 앞으로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기준과 대중의 요구 사이에서 바람직한 접점을 찾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드라마’라는 특성이 있는 거니까요. 그게 무조건적으로 시청자의 입맛에 맞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사실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걸 대중도 사랑해줄 때 굉장한 쾌감을 느끼게 되거든요. 제가 10대부터 60대까지 전 국민을 아우를 만한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는 아닌 것 같고,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최대한 완성형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그리고 한 가지 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넓어지는 작가가 되려고 해요.

LADY 작가 입장에서는 힘들고 괴로워도 계속해서 쓰게 만드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나도 모르게 스르르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것이 ‘드라마’인 것 같아요. 드라마란 우리에게 어떤 존재여야 할까요?

김은희 잘 만든 드라마는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영화와는 달리 드라마는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시청률 20%만 넘기면 거의 2천만 명이 봤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그만큼 영향력도 크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대사 하나를 쓸 때도 ‘많은 사람들이 볼 텐데’ 하는 생각이 들고요. 금방 들통 나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쓸 수도 없죠. 드라마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대한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하는 작업이에요. 편향되지 않고 왜곡하지 않고 바람직할 수 있도록요. 무엇보다 이제는 여러 장르가 다양하게 방영되고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처럼 더 다양한 장르물이 나와서 시청자들께서도 다양하게 골라볼 수 있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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