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 개선해야 할 5가지

2021.04.25 15:38 입력 2021.04.25 18:20 수정

주행 중인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주행 중인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5 실물은 사진과 다르지 않았다. 마치 미래차를 보는 듯한 디자인. 외모 만큼은 ‘우주 최강’이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5 본계약을 실시한 지 이틀 뒤인 지난 21일 아이오닉 5를 시승할 수 있었다. 시승 차량은 롱레인지 두 바퀴 굴림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아이오닉 5의 도어락을 해제했다. 이 차는 리모콘을 우르면 락이 해제되면서 도어 핸들이 튀어나오는 ‘오토 플러시 핸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생김새가 아주 미려하고 세련됐다. 하지만 문을 열기는 좀 불편하다. 팝업된 상태의 도어 핸들은 일자 형태인데, 손잡이를 당길 때 힘이 잘 전달되지 않고 세게 당기면 손이 쑥 미끄러져 빠지기도 했다.

실내도 겉모습 만큼 매력적이다. 깔끔하고 화사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대형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기존 거울식 사이드 미러를 대신하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모니터는 마치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이폰 디자인을 떠올린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 발 받침대 표면도 스테인레스 금속재로 마무리를 해 흙 묻은 신발로 밟기가 미안한 정도다. 잘 꾸민 카페 같다고나 할까.

실내 공간은 전용전기차답게 넓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드라이브 샤프트나 배기관이 지나가는, 불룩 솟은 센터 터널이 없어 동승석과 운전석을 쉽게 옮겨 다닐 수 있다. 옆 차량이 아이오닉 5쪽에 바짝 주차해도 조수석으로 이동해 오른쪽 문을 열고 하차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용도나 의미는 찾기가 어려웠다.

달려 볼 차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엔진음이나 진동이 없어 계기판을 봐야만 시동이 걸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절간처럼 조용하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붙이니 전기차 특유의 주행음이 들린다. 차량 밖 보행자들의 주의를 요하는 일종의 경고음이다.

시내 주행을 하며 각종 버튼을 조작해봤다. 운전대 옆에 붙은 변속기 레버는 앞으로 돌리면 전진, 가운데가 중립, 뒤로 돌리면 후진이다. 조작이 전혀 어렵지 않다. 운전대는 몸집이 큰 운전자를 위해 아래쪽을 ‘D’ 자 형태로 만들었다. 이전 차들은 운전대 안쪽을 통해 계기판의 정보를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디지털 계기판이 상대적으로 커져 운전대 상단 공간으로 디스플레이 정보 전부가 들어오지 않거나 가려지기도 한다.

시승차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달린 모델이었다. 기존 거울이 달린 사이드 미러 위치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실내에 있는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실제 운전자가 보는 거울 역할을 한다. 좌우 차량을 확인하려면 실내에 있는 모니터를 봐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유리창 밖 카메라로 눈이 갔다.

시승을 마칠 때가 돼서야 겨우 익숙해질 수 있었다. 유리창 밖 카메라 렌즈를 눈에 보이지 않는 A 필러나 도어 아래 쪽에 위치시키면 어떻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방식의 사이드 미러를 추천하고 싶다.

실내 사이드 미러 모니터의 높낮이 조절도 완전하지 않았다. 왼쪽은 원하는 후방 시야(노면과 하늘의 비율)를 모니터 화면에 띄울 수 있었다. 그러나 오른쪽 모니터는 최대한 조절해도 도로 바닥면이 모니터 공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좌우측 사이드 미러에 비치는 후방 화면이 언밸런스가 나면 운전이 불편해질 수 있다.

센터 콘솔에 있는 암레스트는 무척 편안했다. 왼쪽 도어에 붙은 암레스트와 높이가 비슷해 왼팔과 오른팔을 운전 중 편하게 내려 놓을 수 있었다.

주행 중인 아이오닉 5 뒷모습. 현대차 제공

주행 중인 아이오닉 5 뒷모습.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5는 현대차가 만든 최초의 전용전기차지만, 주행 질감은 내연기관을 베이스로 한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답게 가속력이 발군이다. 저·중·고속을 가리지 않고 세찬 가속이 가능하다. 작동과 동시에 최대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 때문이다.

고속 주행 때의 느낌은 비단결처럼 매끄럽고 부드럽다. 시속 800㎞ 이상으로 비행하지만 지상에 머문 듯 정숙하게 날아가는 대형 항공기 같다. 현대차는 요트처럼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고 선전하는데, 크게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고속 주행 때의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세단보다 차고가 높지만 왠만한 고속에서도 매끄러운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조타감은 좀더 다듬었으면 좋겠다. ‘싼 맛’이 난다.

고속으로 달릴 때 발생하는 풍절음은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 다만 단차 등을 지날 때 타이어가 떨어지는 소리는 의외로 크게 들렸다. 몸무게가 무거운 사람이 발걸음을 내딛을 때 ‘쿵’ 소리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실제 아이오닉 5의 공차 중량은 2t이 넘어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비슷하거나 더 무겁다. 배터리 때문이다.

아이오닉 5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도심 452㎞, 고속도로 348㎞, 복합 405㎞로 인증받았다. 하지만 영하 6.7도에서는 도심 352㎞, 고속도로 357㎞, 복합 354㎞로 꽤 많이 떨어진다. 주행 거리가 좀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깔끔하지 못한 아이오닉 5 보닛 안쪽 테두리 마무리. 경향신문 자료사진

깔끔하지 못한 아이오닉 5 보닛 안쪽 테두리 마무리. 경향신문 자료사진

일부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보닛 안쪽 테두리 마감 수준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 같았다. 요즘 현대차에서는 볼 수 없는 제작 품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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