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꿈꾸지만…신생 전기차 회사들, 성장 가능성은 ‘글쎄’

2022.12.20 21:56 입력 2022.12.21 02:46 수정
카레라(필명)

테슬라 ‘모델S’

테슬라 ‘모델S’

리비안, SUV 등으로 추격 의지
루시드는 ‘세단 전기차’에 주력

테슬라(TSLA)가 불러온 전기차 열풍은 2020년의 양적 완화로 인한 상승장과 맞물려서 미국 기술주 폭등의 한가운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금은 일론 머스크라는 오너 리스크와 경기 침체, 트위터(TWTR) 인수, 자사주 매도 등의 이슈가 테슬라의 주가를 연일 끌어내리고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 때문에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아닌 전기차 회사들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리비안(RIVN), 루시드(LCID), 로드타운 모터스(RIDE), 니콜라(NKLA), 피스커(FSR), 카누(GOEV), 니오(NIO), 패러데이퓨처(FFIE)가 그 주인공이다.

리비안 ‘R1S’

리비안 ‘R1S’

리비안은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픽업트럭은 ‘R1T’, SUV는 ‘R1S’라고 이름 붙였는데, 초기 테스트에서 0-60mph를 3초 이내에 끊는 고성능을 보여주었다. 4개의 각 바퀴 근처에 개별 모터가 붙어있으며 일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각 바퀴는 상호 별개로 제어할 수 있다. 가장 비싼 모델은 충전 시 약 720㎞를 달릴 수 있으며 800마력에 달하는 전기모터가 장착되어 있다. 리비안은 그나마 제일 실체가 있는 전기차를 만들고, 파는 회사이다. 루시드와 비슷하게 묶이는 경우가 많은데, 루시드는 세단 전기차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모델마다 조금씩 스펙이 다르지만, 약 480~1080마력의 고성능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1회 충전에 약 5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로드타운 모터스는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하려고 하는 회사인데, 모델의 이름은 로드타운 인듀어런스(Lordstown Endurance)이고 역시, 리비안에서 만드는 모델처럼 네 바퀴 모두에 독립적인 휠 허브 모터를 포함하고 있다. 이 트럭은 원래는 2020년 말까지 미국 시장에 5만2500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0년 11월 출시 날짜가 연기되어 첫 번째 배송이 2021년 9월로 미뤄지게 되었는데, 여전히 별다른 소식은 없다. 다만 폭스콘이 로드타운 모터스의 지분 상당수를 매입해 로드타운 모터스의 대주주로 등극했다. 마지막으로 니콜라는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2016년에 회사는 2020년부터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니콜라원(Nikola One)이라는 수소전기트럭의 설계안을 공개했다. 그리고 니콜라원뿐만 아니라 투(Two), 트리(Tre), 레클리스(Reckless) 등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도 되나 싶을 만큼 많은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바 있다. 이외에도 니콜라 WAV, 니콜라 배저(Nikola Badger) 등의 프로토타입이 있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생산된 것은 거의 없다.

로드타운 모터스, 양산 소식 없어
피스커·카누 등은 아직 연구 단계

그 외 피스커, 카누, 패러데이퓨처도 아직은 신차 연구·개발 단계에 불과하다. 그나마 니오가 중국에서 기존에 신차 양산 및 판매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한 대기업이다. 각각의 신생 전기차 회사들은 다양한 스타일과 퍼포먼스, 서로 다른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속칭 ‘현금 지급기’라고 불릴 만큼 돈을 많이 버는 테슬라를 제외한 신생 전기차 회사들은 현금 흐름과 기존 현금 보유량을 아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 회사는 생산 능력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른 리비안과 루시드를 제외하면 많은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대란, 시장 유동성의 긴축이 동시에 제조업을 타격하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면, 원래 로드타운 모터스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사들인 낡은 공장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 로드타운 모터스의 로드타운 인듀어런스 같은 차량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금 유동성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는데, 연구·개발비와 각종 부대 비용이 지속적으로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리비안이나 루시드처럼 기업공개(IPO)와 투자를 통해 넉넉하게 챙겨둔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드타운 모터스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당장 내일 파산할까 아닐까를 걱정해야 하고, 양산 차량은 전혀 나올 기미가 없는 이런 상황에서 로드타운 모터스는 뼈아픈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금 확보를 위해 폭스콘에 상당수 지분을 넘기고 바로 이 낡은 공장까지 함께 매각한 후, 자사 차량 생산을 폭스콘에 위탁하는 선택이다.

[미국주식사관학교의 해외투자 야전교범] ‘제2의 테슬라’ 꿈꾸지만…신생 전기차 회사들, 성장 가능성은 ‘글쎄’ 이미지 크게 보기

일부 업체, 자금 부족에 파산 걱정
미 공시자료 살피며 투자 신중해야

이렇게 되면 이들 회사가 필수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하는 공시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1년 전, 패러데이퓨처에서는 분기별 보고서인 10-Q가 아니라 분기별 보고서의 공시 지연에 대한 보고인 10-Q/NT를 제출한 적이 있다. 제시간에 재무적인 정보를 정확히 산출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미국주식이 상장폐지되는 사유들 중 하나가 분기별, 연간 보고서의 공시 지연일 정도로 이 이슈는 매우 심각하다. 또한 지난 1년간 상당수의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들이 SEC에서 스펙을 통한 상장과정을 포함한 회사 전반적으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니콜라와 로드타운 모터스 역시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라는 회사에서 낸 공매도 보고서 때문에 조사와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공매도 회사가 이런 보고서를 냈다는 것 자체를 곱게 보지 않는 눈들이 있지만, 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이 아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이것도 분명히 이슈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제2의 테슬라가 될 수 있는 신생 전기차 회사에 투자할 때는 SEC 공시에서 드러난 문제점, 현금 흐름의 상황, 재무 안정성을 최우선적으로 보면서 현존하는 리스크를 파악하고 더욱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모든 전기차 회사가 테슬라가 되는 것은 아니며, 테슬라가 그렇게 유명한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