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도시간 출퇴근, KTX로 90분이면 O·K

2010.09.01 11:29
백인성 기자

전 국토를 KTX망으로 거미줄처럼 연결한 뒤 주요 거점도시 간에 90분 이내 출·퇴근 거리로 엮는 정부 구상이 나왔다. 객실이 1~2층으로 나눠진 2층 열차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KTX망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도권과 전국 주요 역사에 간선급행버스가 연계 도입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23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거점도시간 출퇴근, KTX로 90분이면 O·K

그러나 9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비 조달계획이 불투명한데다 역세권 개발을 통해 상당부분의 재원을 충당할 계획이어서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 열풍을 부를 우려가 크다. 또 KTX 망과 연계 교통망이 대도시 중심으로 집중돼 도·농 격차는 물론 대도시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국토해양부는 1일 국가 경쟁력강화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지역발전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거점 지역을 KTX로 잇고 KTX가 운행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철도 노선 개량화 등을 통해 시속 230km 수준의 고속열차를 운행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먼저 333km에 달하는 경부·호남 고속철도는 2017년까지 완공 기일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다.

경부선의 대구와 부산을 잇는 128.6㎞ 구간은 올해 11월까지, 대전-대구 도심구간 41km는 2014년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수도권 강남 수서에서 평택까지 잇는 61km 구간도 2014년까지 건설할 방침이다.

현재 2시간46분 걸리는 서울-부산 운행시간은 대구-부산 구간, 대전·대구 도심 구간과 수서-평택 구간이 2014년 가동되면 1시간43분까지 줄어든다.

호남선 오송-광주 182km구간과 광주-목포 49km 고속철도 구간은 각각 2014년과 2017년까지 완공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서울~광주 구간은 현재 2시간52분에서 1시간11분으로 줄어든다. 광주-목포 노선은 신규 건설과 기존 철도활용 등 공청회를 거쳐 올해 12월 최적 노선을 결정할 방침이다.

포항과 진주, 마산, 수원 등 현재 KTX가 운행되지 않는 지역은 경부선과 연계하고 전주, 순천, 여수 등은 전라선과 연계해서 KTX가 운행된다.

동서축으로는 원주와 강릉을 오가는 111km 노선이 새로 생기며 내륙축으로는 중앙선 원주와 신경주를 오가는 212km 노선이 생긴다. 춘천-속초(92km), 대전·김천-거제(200km내외) 구간은 민간 투자와 연계해 추진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원주(90km) 구간은 건설중인 노선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들 신설 노선은 시속 250km 운행이 표준화된다.

인천공항철도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2년까지 KTX망과 연결해 부산에서 인천공항까지 열차만 타면 들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건설 및 운영중인 고속철의 경우 선로를 직선화하고 신호시스템과 일부 시설을 개량해 시속 180~230km까지 고속화하기로 했다. 경춘·전라·중앙·장항·동해·경전·서해선, 공항철도 등이 여기 해당된다. 현재 설계중인 성남-충주 구간은 KTX 운행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정부는 철도망 연결효과의 주변지역 확산을 위해 거점 도시권에 30분안에 진입할 수 있는 광역·급행교통망을 마련한다.

우선 서울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경기 남북을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경기도 주도로 추진된다.

경기도는 일산-삼성(46.3km), 송도-청량리(49.9km), 의정부-금정(49.3km)구간을 제안한 상태다. GTX 건설 후에 KTX와 선로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GTX가 개통되면 동탄에서 삼성까지 67분에서 19분으로, 일산-서울역은 42분서 16분으로, 의정부-청량리는 31분서 12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2009년 944km였던 도시광역철도도 2015년까지 1536km로 늘리고 급행열차 위주로 운영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일명 ‘빨강버스’로 불리는 간선급행버스(BRT)를 수도권 전역 및 전국 대도시권에 확대해 KTX와 연계하기로 했다. 2009년 97.9km 수준이 2020년까지 768km로 늘어난다.

KTX역과 전철역, 터미널 등에 상업·문화·업무 등이 결합된 복합환승센터를 2012년까지 10곳을 열기로 했다. KTX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도 생겨 통합 요금제가 마련된다.

정부는 이같은 고속철도망이 구축되면 전체 인구의 84%, 전 국토의 82%가 1시간30분대의 생활권에 들고, 인구의 98%, 국토의 95%가 2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많아지면서 하루 철도 이용객이 2007년 31만명에서 2025년에는 77만명으로 늘 것으로 기대했다. 또 연간 91조원의 지역 총생산이 추가로 발생하고 2020년까지 총 23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KTX 확충사업에 드는 예산은 9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위한 재원 조달방안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민간 수요가 많은 고속철도 및 광역급행철도 구간은 민자유치(BTO)로 건설해 사업비를 절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경우 해당 구간의 운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용률이 낮은 도로사업은 사업중단 및 규모 축소, 혹은 완공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 각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도 우려된다.

이외에도 2층 여객열차와 입·좌석 병용열차를 도입하고 기존 선로를 최대한 이를 통해 아끼는 예산을 철도예산으로 전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정부는 도로 이용률 측정 방식이라든가 이를 통해 얼마나 재원을 조달할 수 있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궤도 간격을 늘리고 터널 통과구간을 줄이는 ‘사업비 절감형 설계기준’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아직 용역 중이라 내년 말에나 결과가 나온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20년간 도로가 3884km 늘어났지만 철도는 287km밖에 늘어나지 않는 등 도로에 비해 속도경쟁력이 떨어져 이용이 기피돼왔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가 많고 수익성이 있는 고속철도 위주의 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제시된 것은 청사진일 뿐이며 공청회를 거쳐 12월에 세부적인 재원조달 계획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