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과 고용지표 부진으로 소비자심리가 1년3개월 만에 최저로 내려앉았다. 전월 대비 하락 폭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8년 7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전달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하는 소비자가 비관적인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CCSI는 지난해 4월 100.8 이후 가장 낮다. 전달 대비 하락 폭으로는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최대다. 당시는 대내외 악재가 겹쳤다.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불거졌고,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했다.

CCSI가 이처럼 하락한 것은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현실화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진 게 원인으로 보인다. 또 6월취업자수 증가가 10만6000명에 그친 것도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는 모두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77)는 전달보다 7포인트, 향후경기전망CSI(87)는 9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CSI(91)는 3포인트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소득주도 성장, 고용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취업기회전망CSI는 12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급격히 하락해 11개월 만에 34포인트나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