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ETF 지난 1월 월평균 시총 대비 50% 불어나
개미들 사이서 금리 ‘고점’ 찍었다는 분위기 고조
금리 상승세 더뎌지면 채권 가격에는 호재로 작용
증시 불안으로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 분위기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 국면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까지 개인투자자가 온라인으로 매수한 채권 규모는 2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23일 밝혔다. 2021년 매수 규모인 2000억원 대비 약 11배 증가한 것이다. 건당 투자금액은 ‘1000만원 이하’가 과반 이상인 56%로 소액투자자가 온라인 채권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전체 투자자의 54%를 차지하며 온라인 채권 매수 흐름을 주도했다. 지난해 4050세대의 비중이 38%에 그쳐 2030세대(49%)보다 낮았던 것과는 대비된다.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규모와 시가총액도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국내채권 관련 ETF 59개 종목의 11월 월평균 시가총액은 151조6998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월평균(47개 종목) 시가총액 97조2831억원보다 50% 이상 늘어난 규모다. 특히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KOFR금리 추종 ETF 등 초단기 투자상품 시총이 늘면서 해당 상품을 ‘파킹통장’처럼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물에 투자하며 금리 하락에 배팅하는 자금도 많아졌다. KOSEF 국고채 10년 ETF는 11월 4170억원으로 지난 1월 평균 시총 2172억원에서 2배 가량 규모가 늘었다.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투자 유인 요소가 생겼기 때문이다. ETF는 만기 없이 아무 때나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초단기 채권 ETF에 투자하면 예수금으로 머무는 돈을 투자할 곳이 생길 때까지 운용하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 국면 내지는 정리되는 분위기가 채권 투자를 주도한 것”이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시장금리가 ‘고점’을 찍었다고 보면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사이클이 마무리 되었다고 판단해 (채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하락시 채권가격은 상승하고, 금리 상승시 채권가격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채권은 통상 만기가 길고 표면이율이 낮을수록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