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달러 넘는 원유운반선 금융위기 이후 첫 등장···신조선가도 최고치

2024.04.08 14:49 입력 2024.04.08 19:30 수정

HD현대삼호가 건조한 원유운반선. HD현대 제공

HD현대삼호가 건조한 원유운반선. HD현대 제공

최근 조선업계가 회복을 넘어 호황기로 들어선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 척에 5000만달러(약 676억원)가 넘는 석유제품운반선이 등장했다. 해상 환경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등이 장기화되면서 원유·석유제품운반선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최근 MR탱커(중형 석유제품운반선) 4척을 2억700만달러에 수주했다. 발주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 선사인 팬오션으로 알려졌다. 척당 선가는 5175만달러에 달하는데, MR탱커 1척 가격이 5000만달러를 넘은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수주는 인도 시점이 2026년 8월로 납기 기한이 짧아 가격이 높았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 원유운반선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원유운반선의 신조선가지수는 215.7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기록한 최고치 237.59포인트에 근접한 수치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조선업계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전체 선종에 대한 신조선가지수도 지난 5일 기준으로 183.6포인트로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인 2007년의 185포인트에 근접했다.

중고 원유운반선 가격도 16년 만에 최고치다. 중고선 가격은 일반적으로 신조선가의 선행지표로 분류된다. 선사들이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중고선을 찾고 순차적으로 신조선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최근 원유운반선 가격이 오르는 것은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로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 거리를 곱한 값)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선박이 홍해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오는 항로를 택하면서 운항 기간이 크게 늘어 선박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환경규제 강화로 원유운반선 발주량이 적었던 것도 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최광식·오지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MR탱커의 향후 2~3년간 인도량은 연간 50~60척에 불과한데 이는 선박 교체 수요를 고려할 때 상당히 적은 것”이라며 “MR탱커 시장의 호황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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