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이라크수출 ‘빨간불’

2004.12.01 17:48

이라크전으로 특수를 누리던 중고차 수출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이라크 정부가 중고차에 대해 연식제한 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1일 KOTRA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이라크정부는 2000년 이전 생산 차량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는 중고자동차 연식제한 법률을 통과시킨 데 이어 유예기간 없이 이달 중순부터 연식을 초과하는 중고차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주문을 받아놓고도 물량을 선적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갑자기 통관이 막히면서 계약 물량 3,000대를 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수출조합 안종철 사무국장도 “현재 이라크 수출을 위한 대기 차량이 2만대인데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2만대는 전량 폐차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줄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중고차는 모두 18만여대. 이 중 이라크로 수출된 것은 모두 10만대에 이른다.

대우인터내셔널 신규사업팀 배동호 부장은 “이라크 중고차 시장에서 한국산 중고차의 연간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높다”면서 “그동안 수출해 온 중고차 대부분이 생산된 지 5년을 넘긴 제품이어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힌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당 2,000달러씩 잡아도 연간 2억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로부터 중고차를 수입해 이 중 90%를 이라크로 재수출하는 요르단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KOTRA 암만 무역관에 따르면 “이라크 국경을 넘지 못해 요르단 국경에 대기중인 차량이 수천대”라면서 “요르단은 정부 차원에서 중고차 연식제한 법률에 대한 유예기간을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종철 사무국장은 “우선 새로운 법률의 발효 시기를 내년 3월 이후로 유예해 줄 것을 외교통상부를 통해 요청했다”면서 “환경규제가 엄격한 중남미 국가에서도 한국산 중고차에 대해 배기가스 검사를 통과하면 수입을 허용하는 만큼 정부의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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