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이사회’ 과반 확보 포석…조원태 측, 신규 사외이사 후보 공개

2020.03.04 21:04 입력 2020.03.04 22:40 수정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5명

조현아 ‘3자연합’에 맞불 전략

정기주총 앞두고 세 대결 격화

오는 27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정기주총을 앞두고 조원태 회장 측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5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진을 공개했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조 회장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이날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각각 이사회를 열어 정기주총에서 표결할 안건을 심의, 확정했다.

한진칼 이사회에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이다. 그는 재정경제부 차관, 금융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해결한 바 있는 금융 전문가다. 한진그룹은 “김 후보의 경험이 한진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기존 사외이사 4명 중 1명은 물러나고 3명은 자리를 유지한다.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후보로 조 회장을 재추천하고,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새로 추천했다. 기존 사내이사인 석태수 한진칼 사장을 포함, 조 회장 측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는 3명이다. 결국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을 이사회에 포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결정은 앞서 지난달 13일 조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연합’이 한진칼 사내이사 4인과 사외이사 4인을 추천한 데 따른 ‘맞수’로 읽힌다. 3자연합 측 추천 사내후보인 한국공항 김치훈 전 상무는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혀 현재는 총 7명이 추천된 상태다. 조 회장이 이사회를 대폭 확대하려는 것은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한진칼 정관에 이사 수의 상한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추천된 후보들이 전원 선출될 수도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그룹과 연관 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특히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위원회가 신설·확대되는 것을 고려해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도 이날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조명현 고려대 교수,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와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양측은 지분 추가 매입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3자연합의 지분율은 37.47%로 올라섰고, 조 회장의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도 한진칼 지분을 2.5% 추가 매입했다. 한편 3자연합이 제안했던 3월 정기주총 시 전자투표제 도입은 무산됐다. 한진칼 이사회는 “전자투표의 본래 취지는 주주 불참으로 인한 의결정족수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처럼 참석률이 높은 경우엔 도입이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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