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컨설턴트 대약진

2005.03.01 17:35

최근 국내 기업에 컨설턴트 출신 최고경영자(CEO)나 중역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맞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인재가 바로 컨설턴트들이기 때문이다.

◇컨설턴트 전성시대=지난해 말 웅진그룹의 파격인사가 재계의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윤석환 웅진코웨이 영업전략부문장(34)을 그룹 전체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는 기조실장에 임명한 것이다. 2004년 2월 이사로 입사한 뒤 1년도 안돼 사장급이 임명되던 기조실장에 오른 초고속승진이었다.

그는 보스턴컨설팅에서 웅진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 작업을 하다 스카우트됐다. 명쾌한 일처리를 눈여겨본 고위층이 그를 아예 스카우트, 그룹의 미래전략 수립을 맡긴 것이다.

옥션 박주만 사장(38) 역시 보스턴컨설팅 출신이다. 그가 고안해낸 ‘코리안차트’는 옥션 내 모든 거래지표를 수치로 정리해 표 하나만으로 경영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이베이의 전 세계 지사에서 채택됐다.

두산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매킨지 파트너가 됐던 김용성 네오플럭스캐피털 사장과 이상훈 두산 전략본부 부사장 등 매킨지 출신 6명이 그룹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중공업과 대우종기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사시키는 데 밑그림을 제공했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3남인 조현상 전략본부 상무(34·베인 앤 컴퍼니 출신)를 비롯해 최병인 노틸러스효성 사장(매킨지), 안성훈 전략본부 경영혁신팀장(34·베인 앤 컴퍼니)이 경영혁신과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사장과 안팀장은 컨설팅 회사에서 효성의 컨설팅을 맡아오다가 영입됐다.

삼표의 이성연 전무, 한국델의 김진군 사장, SK(주)의 유정준 R&I 부문장, 성낙양 야후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모두 매킨지 ‘동창’들이다.

삼성그룹의 미래전략과 사업방향을 수립하는 싱크탱크인 ‘미래전략그룹’의 주축도 매킨지 등에서 5년이상 근무한 글로벌 전략가들이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역시 전체 임원 30명중 7명이 컨설턴트 출신이다. 크라운제과 윤영달 사장의 사위로 해태제과 인수작업을 주도한 신정훈 상무(34)도 베인 앤 컴퍼니 출신이다.

◇왜 컨설턴트인가=기업 관계자들이 꼽는 컨설턴트 출신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에 근거한 통찰력 제시와 문제해결 능력이다.

컨설턴트들은 MBA에서 이론을 습득하고 컨설팅사에서는 프로젝트를 맡아 이론과 실무를 접목한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의 서울사무소 김도원 수석팀장은 “컨설팅 프로젝트 자체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기에 자연스럽게 문제해결 능력이 길러진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사안을 논리적으로 단순화시키는 능력도 컨설턴트 출신의 중요한 자질이다.

컨설턴트 출신들이 대부분 전략이나 기획 분야 등 기업의 핵심 싱크탱크 역할을 맡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도원 수석팀장은 “컨설턴트 출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기존의 조직 문화와 충돌없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인재수혈의 필요성이 커지는 데 비례해 컨설턴트에 대한 기업 수요도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렬·신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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