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주택시장 ‘시한폭탄’

2011.09.01 21:48
홍인표 선임기자

노후자금 부족 ‘소형’ 갈아탈 땐 침체 불가피

연말 퇴직을 앞둔 회사원 윤모 부장(55)은 노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경기 용인에 112㎡ 아파트(시가 5억원)가 있기는 하지만 자녀들 뒷바라지하느라 별다른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퇴직금으로 살아야 할 판”이라며 “생활비를 대려면 아파트 평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한국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 출산율이 늘어난 1955년부터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으로 출산율이 급감한 1963년 사이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는 7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한다.

1955년생은 은행 지점장이나 기업체 부장을 지내다 지난해부터 은퇴를 시작했다. 올해는 32만명이 정년퇴직으로 현직을 떠날 예정이다. 2014년부터는 한 해 퇴직자가 대학 졸업자 수를 앞지르게 된다.

올해 48세부터 56세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가 앞으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향후 10년간 주택시장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연구원 조사 결과 베이비붐 세대는 73.1%가 은퇴를 해도 자기 집에 그대로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못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자산은 2억2400만원이다. 부동산이 전체 자산의 82%를 차지한다. 이들은 빚도 많아 순자산은 1억8800만원에 불과하다. 노후를 위해 공적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전체 60%, 개인연금은 62.6%에 그쳤다. 생활비에다 자녀 결혼 비용을 생각하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던 중대형 아파트를 처분해 중소형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경환 국토연구원 부원장은 “주택경기가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갖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할 경우 주택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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