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지만 아이 성장에 맞춰 바꿀 수 있으니까…“가성비 따지면 신희타”

2020.03.01 21:43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는 그간 중형 평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형 현관 창고가 제공된다. 유모차나 아웃도어 용품 등을 현관에서 바로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합쳐 아기방으로 꾸밀 수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는 그간 중형 평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형 현관 창고가 제공된다. 유모차나 아웃도어 용품 등을 현관에서 바로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합쳐 아기방으로 꾸밀 수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신희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신혼희망타운’을 이렇게 줄여 부른다. 신혼희망타운은 정부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적극 추진 중인 맞춤형 주거지원 정책이다. 주거공간을 육아와 보육에 특화해 건설하는 데다 분양가가 통상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경기 지역에 사는 고모씨(32)는 최근 신혼희망타운 계약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당첨된 신혼희망타운은 입지가 좋지만 전용면적이 46㎡라 다소 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평수가 큰 다른 일반 아파트를 구하자니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고씨는 이 같은 사연을 부동산 커뮤니티에 남겼다. 해당 게시물에는 수십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가성비는 신희타”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당분간 신혼희망타운에서 살다 아이가 크면 인근 신도시의 30평대 아파트로 ‘갈아타기’로 했다.

■ 무주택 신혼부부·한부모가정 대상

국토부 “신혼부부에 1만가구 분양”
전용면적 46·55㎡…집값 70% 대출
결혼 7년 이내 등 자격 까다롭지만
시세보다 10~30% 낮게 구입 ‘기회’

국토교통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을 제때 공급하겠다며 신혼희망타운 1만가구 입주자를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혼희망타운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사업을 진행하며 이 중 상당수는 LH 물량이다. 올해 LH가 분양하는 신혼희망타운은 총 8006가구에 이른다. 경기 위례와 과천 등 수도권에 7403가구, 지방에 603가구를 공급한다.

신혼희망타운은 주변 시세보다 10~30%가량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주택이다보니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결혼한 지 7년 이내이거나 예비부부, 또는 6세 이하 자녀(태아 포함)를 둔 한부모 가족이 지원 대상이다. 부부를 포함해 가구원 모두 무주택자여야 한다. 소득 기준도 있다. 전년도 가구당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3인 가구 기준 월 648만원 수준) 이하여야 하며, 부동산 및 금융자산이 2억9400만원을 넘으면 안된다.

신혼희망타운은 분양받을 때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집값의 70%를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나중에 주택을 팔거나 대출금을 갚을 때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주택기금과 나눠야 한다. 전매제한과 거주의무 기간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차이에 따라 다른데, 전매제한과 거주의무 기간은 최대 각각 10년, 5년이다. LH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가 가정을 이뤄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하는 생애 첫 주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의 주거사다리이자 가족계획을 세우는 인생의 첫 보금자리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에는 단지 규모별로 다른 콘셉트가 적용된 주민공동시설인 ‘종합보육센터’가 들어선다. 550가구에는 ‘마당’(사진), 850가구에는 ‘구름’, 1150가구에는 ‘나무’ 콘셉트가 적용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신혼희망타운에는 단지 규모별로 다른 콘셉트가 적용된 주민공동시설인 ‘종합보육센터’가 들어선다. 550가구에는 ‘마당’(사진), 850가구에는 ‘구름’, 1150가구에는 ‘나무’ 콘셉트가 적용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 좁은 평면? 공간 터서 최대 활용

LH, 소형면적 한계 보완하기 위해
현관 창고·가변형 설계 드레스룸 등
공간 활용성 극대화한 평면도 적용

최근 LH는 ‘아이의 성장에 맞춰 변화하는 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신혼희망타운의 주택 평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혼부부의 주요 관심사인 출산 및 육아에 적합한 공간을 설계하고 가족 구성원 변화에 따라 공간을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혼희망타운은 대개 전용면적 46㎡와 55㎡다. LH는 소형 면적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아파트 전면부인 베이 수를 늘려 일조와 채광, 통풍에 유리하도록 했다. 발코니를 확장해 실제 생활공간을 넓혔으며 복도식이 아닌 계단식으로 설계해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세태를 반영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새로운 평면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평면은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우선 전용 46㎡와 55㎡ 모두 스마트 다용도실을 넣어 세탁과 건조를 같은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수납공간도 많아진다. 전용 55㎡에는 그간 중형 평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형 현관 창고가 제공된다. 신발장과 거실 팬트리(창고)를 통합한 형태로 유모차나 아웃도어 용품 등을 현관에서 바로 수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형 드레스룸(옷방)을 가변형으로 설계해 입주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신혼부부의 경우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으로 나눠 쓰다가 아기가 태어나면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합쳐 아기방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용 46㎡에서는 거실과 작은방을 통합해 부모와 아이가 같이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거나 드레스룸과 창고를 터서 쓸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에는 확장하지 않았던 침실(안방) 발코니까지 모두 확장한 특화평면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 “아이 키우기 좋은 주거환경 만들 것”

신혼희망타운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아이 키우기 좋은 주거환경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물리적 공간 제공 외에도 육아·돌봄 및 여가 증진 등 입주민이 원하는 주거 서비스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종합보육센터’가 가장 대표적이다. 종합보육센터는 신혼희망타운의 주민공동시설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육아와 교육 서비스 특화 시설을 모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미세먼지 등으로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추세를 반영해 시설 규모를 늘렸으며 단층이 아닌 2~3개 층으로 공간을 집적화했다. LH는 이곳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유치하고 어린이식당과 공동육아방, 작은도서관, 방과후교실, 장난감은행 등 다양한 공간으로 채울 계획이다.

센터의 외부 디자인도 기존의 직사각형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상상력과 흥미를 자극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요소로 꾸밀 예정이다. 설계 콘셉트도 550가구 단지는 ‘마당’, 850가구 단지는 ‘구름’, 1150가구 단지는 ‘나무’ 등 전체 가구 수에 따라 차별화했다. LH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다양한 주민공동시설 부족, 주민들 간 공동체 의식 및 주거 서비스 참여 부족 등의 문제를 파악했다”며 “종합보육센터를 통해 신혼희망타운이 입주자와 지역주민의 공공육아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 내 어린이도서관 등의 모습은 각 거점 홍보관 ‘함께해볼 家(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거점 홍보관은 지난해 말 경기 위례와 동탄, 세종 등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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