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파느니 전세로 돌린다” 강남지역 전셋값 하락폭 커져···‘도곡렉슬’ 전세도 7억원 하락

2022.10.16 13:16 입력 2022.10.16 15:20 수정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강윤중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강윤중 기자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매맷값 하락에 따른 전셋값 동반하락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최근 들어 아파트 전셋값 하락 폭이 매맷값을 앞지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의 전셋값이 나머지 24개 자치구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헐값에 파느니 차라리 전세로 내놓겠다’라며 매도매물을 회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금 부자’가 많은 강남을 중심으로 ‘팔자’매물을 거둬들이고, 전세매물로 돌리는 사례가 늘면서 전셋값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한국부동산원 10월 2주(10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격은 0.25% 하락해 전주(-0.2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지난주 0.27% 하락했던 수도권의 하락폭은 -0.32%로 낙폭이 더 커졌다. 서울 역시 -0.20%에서 -0.2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각각 -0.23%, -0.28% 하락하면서 전셋값 하락폭이 매맷값을 앞질렀다.

최근 1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지수를 살펴보면 매맷값과 전셋값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매매가격이 오르면 전세가격도 같이 오르고, 매매가격이 떨어지면 전세가격도 같이 내려갔다는 말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아파트 매맷값이 11.24% 상승할 동안 전셋값은 7.59% 상승했는데 올해 1~10월 매매와 전세 누적 변동률은 각각 -1.94%, -1.91%로 전셋값이 지난해 상승분 대비 더 많이 하락했다. 특히 수도권의 지난해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각각 14.0%, 8.22% 상승했는데 올해 누적 변동률은 각각 -2.71%, -2.89%로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컸다.

거래 ‘빙하기’에 매도매물 회수→전세 전환

전셋값 하락폭이 매맷값을 앞지르고 있는 데는 현금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이 매도매물을 거둬들이고 전세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3.0%로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빙하기’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에서 ‘똘똘한 한 채’인 강남 아파트를 헐값에 파느니 전세로 내놓고 시장을 관망하려는 매도인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서울지역 매매매물은 5만9578건으로 13일(6만1715건)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매물은 4만4469건에서 4만4813건으로 늘어났다.

도곡동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강남은 자기 집이 이미 있는데 다른 집에 전세를 사는 현금부자들이 많다”면서 “대출금 때문에 강남 상급지 집을 헐값에 급히 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현금흐름은 필요하니 저렴하게라도 전세매물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송파구 전세가격은 0.52% 하락해 서울 25개 전체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집값 하락폭이 큰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전셋값 하락폭보다 2배 이상 큰 수치다. 이번 주 노원과 도봉의 전셋값은 각각 0.21%, 0.18%하락했다. 강북은 0.30% 하락했다.

지난 2월 전세 최고가 25억원(6층)에 거래됐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14㎡은 불과 7~8개월만에 전세가가 18억원으로 최대 7억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전세 최고가 13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59㎡(6층)은 현재 9~10억원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전세 최고가 15억9000만원을 기록했던 서울 송파구 파크리오 84㎡(13층)는 현재 8~9억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최고가 기준 7억원 이상 전셋값이 하락한 셈이다. 당시 최고가를 기록한 집이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평균 시세 대비 3억 이상 하락한 값이다.

잠실 우성1,2,3차 96㎡(5층)는 지난달 25일 전세보증금이 5억5650만원까지 떨어져 직전 최고가(9억5000만원·3층)보다 4억 가까이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개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갱신청구권을 쓴 매물과 신규매물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2년 전에 4년치를 한꺼번에 올려받았던 매물들에 비해 신규 매물은 최소 1~2억원 이상 낮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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