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8일 동안 ‘이상고온’, 온열질환자 전년보다 1.8배 늘었다

2024.04.29 14:48 입력 2024.04.30 16:14 수정

지난해 전국 월별 이상고온·이상저온 발생 일수. 출처 : 2032년 이상기후 보고서.

지난해 전국 월별 이상고온·이상저온 발생 일수. 출처 : 2032년 이상기후 보고서.

지난해 최고기온 기준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한 날이 57.8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년 전보다 꽃피는 시기가 2주 빨라졌고, 여름철 고온현상으로 온열질환을 앓은 사람이 전년보다 1.8배 급증했다.

기상청이 29일 공개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보면, 평년에 비해 기온이 현저히 높은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한 날은 365일 중 15.83%에 해당하는 57.8일이었다. 해당 날짜의 기온이 평년의 기온 분포에서 상위 10%에 들 경우 이상고온, 하위 10%에 들 경우 이상저온으로 정의한다. 정부 합동으로 작성하는 이상기후 보고서는 2010년부터 매년 발간되고 있다.

지난해 연 평균 기온은 13.7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도로 평년(6.1도) 대비 3.3도 높았다. 3월 평균기온 9.4도와 9월 평균기온 22.6도는 모두 1973년 이후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서울의 경우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상순에는 기온이 크게 올랐다가 중순부터는 크게 떨어지는 등 기온 변동폭이 컸다. 지난해 11월 전국의 일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과 가장 낮았던 날의 기온 차는 19.8도, 12월은 20.6도였다. 11, 12월의 기온 차는 모두 1973년 이래 가장 큰 수치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물의 계절별 관측이 이뤄졌던 서울 동대문구 홍릉시험림에서는 식물 66종의 평균 개화 시기가 50년 전(1968~1975년)보다는 2주, 2017년과 비교해서는 8일 빨라졌다. 제주와 대구에서는 10월에 벚나무가 꽃을 피우기도 했다.

여름철 폭염이 온열질환자를 급증시키면서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2022년(1564명)의 1.8배인 2818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2011년 이후 연 평균인 1625명보다 73.4% 많은 수치다.

지난해 지역별 기상 극값 분포도. 극값이란 기온, 기압, 강수량, 풍속 따위의 기상 요소를 장기 관측해 얻은 가장 큰 값 또는 가장 작은 값을 말한다. 출처 : 2032년 이상기후 보고서.

지난해 지역별 기상 극값 분포도. 극값이란 기온, 기압, 강수량, 풍속 따위의 기상 요소를 장기 관측해 얻은 가장 큰 값 또는 가장 작은 값을 말한다. 출처 : 2032년 이상기후 보고서.

바다도 뜨거워지면서 지난해 한반도 연근해의 이상 고수온 발생일은 총 86.5일로 기록됐다. 9월에는 한반도 연근해의 일 평균 해수면 온도가 매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여파로 서해를 제외한 대부분 해역에서 넙치나 전복 등 양식 생물이 대량으로 폐사해 438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봄까지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산불은 10년 평균(537건)보다 11% 많은 596건이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10년 평균(3559㏊)보다 40% 많은 499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산불이 10건 이상 발생한 ‘산불 다발일’은 17일로 10년 평균(8.2일)보다 2배 넘게 많았다.

지난해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60.2㎜로 1973년 이래 3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지방만 따지면 평균 강수량이 712.3㎜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남북으로 종단한 태풍 카눈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53명, 재산피해는 8071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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