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강 사업’ 르포

금강 조정경기장 주변 더 파헤치고… 공주 경비행기 이착륙장은 방치돼

2015.06.01 22:39 입력 2015.06.02 10:42 수정

‘5대강 개발 계획’ 금강 친수지구 비율도 큰 폭 증가

“지난해 선착장이 만들어진 후 최대 인파네요.”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는 지난달 27일 충남 공주시 석장리동 금강 천변의 가설 조정경기장을 둘러보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눈앞에서는 20여명의 조정 선수와 코치·의료진이 연습과 실습 중이었다. 공주시가 조정경기를 위해 만든 선착장은 방치되고 있었다.

충남 부여군 금강변에 만들어진 선착장. 부여군은 국토교통부에 이 지역을 친수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 김기범 기자

충남 부여군 금강변에 만들어진 선착장. 부여군은 국토교통부에 이 지역을 친수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 김기범 기자

공주시는 주변 지역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친수지구 지정을 요청한 상태다. 2016년 전국체전과 연계한 조정경기장 사업을 추진하고, 인근 구석기 유적지와 석장리박물관과 연계해 하천 부지 3만㎡, 수변 지역 40만㎡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며칠 쓰고 버려질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진입로·주차장·접안시설·계류시설까지 다양한 시설을 만들려는 구상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역시 친수지구 지정을 요청하면서 공주시가 우성면 옥성리에 만들려는 경비행기 이착륙장 부지는 이미 민간업체가 사업을 시도했다가 도산해 버려진 상태였다. 이날 찾아간 옥성리의 기존 활주로는 낚시꾼들의 통행로로 쓰이고 있었다. 경비행기는 망가진 채 창고 주변에 버려져 있었다. 경제성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외진 곳이었지만, 공주시는 천변에서 떨어져 있던 이착륙장을 금강과 더 가깝게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토부의 5대강 개발 계획상 금강은 친수지구 비율이 32.55%이다. 다른 강들보다 낮은 편이지만 증가율은 가장 높다. 낙동강의 친수지구가 2배가량 늘어난 데 비해 금강의 친수지구 증가율은 4배에 달한다. 금강 유역의 지자체들은 국토부의 지구지정 변경안에 맞춰 숙박·상업·레저시설 등의 개발 계획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김성중 간사는 “국토부는 지자체들과 협의를 거쳐 하천 지구지정 변경안을 확정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지역에서는 사업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라며 “친수지구 위주로 지구지정이 이뤄지면 금강 생태계 훼손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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