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세상 지구촌 모두가 ‘텃밭’

2004.10.05 18:45

2005년 말 ‘Cyber Korea 21’이라는 정보통신부의 21세기 정보망 추진전략이 완성되면 전국 어디서나 초고속 정보통신 서비스가 제공된다. 정보통신 기반 아래에서 국토 균형발전이 급속히 추진된다. 농어업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농림수산정보망(AFFIS) 인터넷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농업뿐 아니라 농민들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가 온다.

[창간58주년 특집] 네트워크 세상 지구촌 모두가 ‘텃밭’

대관령 목장에서는 한우가 먹은 사료 성분을 컴퓨터가 분석해 최고의 육질을 만들기 위해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한편 서울 가락시장 경락가격 동향을 보고 출하시기를 결정한다.

하지만 디지털시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 혁명이 진행되면 사람들은 교육과 복지, 환경이 좀더 좋은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농촌 공동화와 고령화가 급격히 확산된다. 정부도 지역 커뮤니티를 살리기 위해 ‘마을종합개발계획’과 같이 몇 개의 자연부락을 하나의 정주권으로 통합한다. 그리고 기업농 중심으로 지역농업을 활성화시킨다. 그들은 농지 확보와 농지 개량시책 때문에 원거리를 이동하면서 컴퓨터로 농사를 짓는다. 그렇지만 FTA, DDA협상이 타결되는 2007년 이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고품질 안전농산물을 싼값에 들어오면서 농업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된다.

유통구조도 표준규격 농산품의 경우는 방콕 아시아 곡물시장에서 컴퓨터 원격 제어장치로 산지 농산물을 검사해 이것이 바로 전세계로 공급된다. 이 농산물 허브시스템이 도입되면 유통구조가 복잡한 우리 농산물 유통은 급격히 몰락할 수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농촌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어찌됐든 농민들도 컴퓨터와 통신수단으로 무장하고 원거리를 이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강신겸 박사는 “농업도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각종 정보가 신속히 교환되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무한경쟁이 이루어지는 냉엄한 세계가 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농업이 일정한 지역 안에 정주하면서 폐쇄적으로 농사짓는 시대는 끝난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노마드(유목민)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 시대는 농촌과 농업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져온다. 지금까지의 사고방식과 정반대의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농업발전의 걸림돌로 소농구조를 탓해 왔지만,미래농업에서는 작은 규모가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오히려 새롭게 변모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한편 농민들도 디지털 농업혁명의 기회를 자각하고 그린투어와 같은 도농교류시스템을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농업벤처를 창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도 그린투어와 농업벤처가 21세기 농업의 활로를 모색하는 방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상오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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