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제-서민·노동자 숨통 쥔 ‘MB 노믹스’

2009.03.01 18:15
이병천/ 강원대 교수·경제학

[이명박 정부 1년](5)경제-서민·노동자 숨통 쥔 ‘MB 노믹스’

우리 국민들은 역대 보수 정부가 민주는 억압했지만 경제 성장에는 실력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1년 전 이명박 정부가 온갖 더러운 부패, 비리의 낙인에도 불구하고 집권에 성공했던 것도 국민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 정부의 약속과 능력을 믿고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른바 ‘강부자’들에게만 의지해서는 집권은 불가능하고, 나라를 꾸려갈 수도 없다. 그 때문에 서민, 중산층이 이 정부를 선택했다는 것, 그 지지가 어떤 변화를 보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정부의 출범 시점을 돌이켜 보면, 사람들은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이 이끄는 새 보수정부의 능력을 영 오판했거나 잘못 두려워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진보개혁 진영 일부에서는 이 정부가 너무 경제를 잘 살리고 일본처럼 보수 장기 집권 시대를 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표시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걱정은 거꾸로 그 정반대다. 우리는 무능, 무책임하면서도 권위주의적인, 희귀한 보수정부와 대면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 정부는 MB노믹스의 기치를 쳐들고 무슨 일을 했나.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수출주도형 고환율정책을 밀어붙였는데 이는 소수 재벌로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킨 반면 서민과 중소 기업은 고물가로 고통받게 하고 외환시장 위험까지 자초했다. 이 정부는 실용정부라지만 기실 지독히 삐딱한 이념정부로서 근거도 박약한 ‘낙수 효과’ 이론에 사로잡혀 종부세, 법인세, 상속세 등 전대미문의 부자 감세정책을 추진했다. 반면 서민, 노동자, 중산층의 목을 조르는 주택, 교육, 의료 시장화와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를 더욱 강화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세계 동시 불황으로 각국이 금융의 재규제와 은행 국유화를 단행하고 있는 와중에 금산 분리 완화, 재벌규제 완화 등 나홀로 규제 완화와 멀쩡한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했다. 또 ‘녹색 뉴딜’ 운운하지만, 엄청난 국가재원을 사실상 시대착오적 대운하 사업인 4대강 정비와 경인운하 건설 등 주로 토목공사에 투입하면서 토건족과 투기꾼의 배만 불리는 ‘녹슨 삽질경제’ 기획을 강행하고 있다.

이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나라 경제의 숨결을 죽이고 있다. 국민 통합을 이루기는커녕, 대한민국을 극소수 강부자 계층과 생존권을 위협받는 다수 서민, 중산층으로 분열된 ‘두 국민 정글’로 개악하고 있다. 미래 녹색 선진경제의 길이 아니라 과거 ‘삽질’ 개발경제의 구태를 확대, 심화시키고 있다. 위기 극복정책이 아니라 위기와 위험 심화 정책으로 올인하고 있다. MB노믹스 1년은 소수 ‘강부자’에게는 살판나는 1년이었지만, 서민·중산층과 나라 경제는 죽이는 1년, 잃어버린 1년이었다. 아무래도 MB 노믹스는 실패한 것 같다. 앞날도 어둡다. MB 노믹스는 나라 경제의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보인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의 미래를 위한 살림의 경제, 민생이다. 금융·부동산·수출의 3대 거품이 꺼지고 있는 글로벌 대전환의 시대, 위험을 관리하고 사람과 미래에 투자하는 민생 혁신 뉴딜이 긴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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