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 추천, 두 권의 책

2015.11.20 20:32 입력 2015.11.20 20:44 수정

장석주 시인은 이날 강연 도중 일부 내용을 소개했던 두 권의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

[‘심리톡톡’ 시즌2 - 사랑에 관하여] 장석주 시인 추천, 두 권의 책

<죽어가는 짐승>(문학동네)은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손꼽히는 필립 로스의 2001년 작품이다. 최근 우리말로 번역됐다. 전작 <유방>(1972)과 <욕망의 교수>(1977)의 주인공 대학교수 데이비드 케페시가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작에서 젊은 교수였던 그는 이제 작가가 나이든 것과 같이 70세의 노인이 돼 과거를 회상한다. 그는 오랫동안 여제자들과 섹스를 즐겨왔다. 1960년대 성혁명 열풍 속에서 아내와 이혼하고 자유와 쾌락, 순수한 본능을 발견하는 도구로서 섹스를 추구해 온 터였다. 62세에 만난 24살의 여제자 콘수엘라 카스티요는 달랐다. 케페시는 그녀에게 매혹돼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에 빠진다. 불같은 질투에 괴로워하고 동시에 나이 든다는 것의 서글픔을 곱씹게 된다.

[‘심리톡톡’ 시즌2 - 사랑에 관하여] 장석주 시인 추천, 두 권의 책

<에로스의 종말>(문학과지성사)은 <피로사회>로 널리 알려진 재독 철학자 한병철 베를린예술대 교수의 신작이다. 왜 오늘날 ‘사랑의 종말’이 이야기되는지에 대해서 파헤친다. 한 교수에 따르면 사랑이란 자아의 파괴를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타자의 실존을 받아들이는 경험이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타자’ 자체가 사라져 간다. 타자는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처럼 자기 확신을 강화시키는 도구, 혹은 신자유주의적 경제 법칙 안의 계약과 교환 관계로만 남는다. ‘셀카’가 유행한 것처럼 사람들은 타자의 빈자리를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채운다. 그럼에도 한 교수는 사랑이야말로 현 시스템에서 ‘나’ 안에 침몰해 버린 연대, 연결, 친구, 이웃 등을 되살릴 수 있는 저항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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