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의 신엔진 우먼파워]2. KTF 차세대硏 김민정부장

2005.11.01 17:41

“고등학교 때 저는 영문학과가 최고인 줄 알았어요. 대학 진학 때 우연히 응용통계학과를 택한 것이 인생을 바꿔놨습니다.”

[산업현장의 신엔진 우먼파워]2. KTF 차세대硏 김민정부장

KTF 차세대연구소 김민정 부장(36)은 문과에서 이과로 옮겨 ‘성공’한 공학인이다. 2년전, 그가 34살의 젊은 나이로 부장이 됐을 때 화제가 됐다. 남성의 영역으로 알려진 정보통신업계, 그리고 대기업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일산에 있는 KTF 차세대연구소의 연구2팀장으로서 정통부가 추진하는 ‘IT 839정책’과 관련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다가오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작동할 만한 이동통신업체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이를 시스템에서 구현해본 뒤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도 한다. 몇년 후 우리가 사용하게 될 휴대폰 서비스를 미리 다루는 ‘선발대’인 셈이다.

김부장은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학교나 회사에서 ‘홍일점’으로 생활했다. 그는 “여자라서 공학을 하기에 힘든 부분도 있지만 일을 잘하면 더 빛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교 때의 그는 이공계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문과 여학생이었다. ‘여자들은 영문과가 가장 좋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영문과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친척 중 한분이 응용통계학과를 추천했고 상경계열인 응용통계학과를 간 것이 그를 이공계로, 여성 엔지니어로 이끌었다. 그의 인생을 되짚어보면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91년 그는 과감하게 공대(서울대 산업공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20여명의 대학원생 중 혼자 여성이었다. 또 한통프리텔(현 KTF)이 처음 출범하던 1997년에는 한국통신(현 KT)에서 과감하게 새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는 국내 PCS업계가 막 태동해 한통프리텔(016), 한솔PCS(018), LG텔레콤(019)의 3개 업체가 무한 경쟁을 하던 시기였다. 매일 밤 늦게까지 일하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역동적으로 움직이던 업무에 재미를 느껴 일에 빠져들었다. 열심히 일할수록 회사에서도 필요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는 일이 힘들 때 스트레스를 받지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스스로 즐기도록 노력한다. 그는 “원래 성격이 둔감해 남녀차별을 별로 생각하지 않은 것도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살아남은 비결이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지금 KTF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여성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여성이다. 과거에는 취업문에서, 결혼에서 여성들이 ‘벽’을 느꼈다면 지금은 부장, 이사 등 승진으로 그 벽이 옮겨갔다고 보고 있다. 김부장은 “앞서 나가는 사람이 항상 벽을 먼저 만나게 되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창 때를 회사 업무에 파묻혀 살던 그는 30살을 넘긴 2002년에 결혼했다. 그는 “젊었을 때 자신의 일에 전념한 뒤 결혼을 천천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후배들에게 “IT분야는 여성들이 활약할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많은 기회가 제공되고 있으므로 능력과 실력을 먼저 키우라”고 조언했다.

-약력-

▲1991년

연대 상경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1993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대학원 졸업

▲1993년

한국통신(현 KT) 전임연구원 입사

▲1997년

한통프리텔(현 KTF) 선임과장

▲2003년

KTF W TFT팀 부장

▲2005년

현재 KTF 차세대연구소 팀장

〈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사진 강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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