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불공정행위 견제 안 하면 한국 IT 경쟁력 저해”

2011.11.01 14:45
백인성 기자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법적으로 견제하지 않으면 미래 한국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이 저해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사단법인 전파통신과 법 포럼 공동주관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구글-모토롤라 합병과 기로에 선 IT대한민국’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구글의 실체와 비즈니스 전략을 파악하고 IT업계와 정부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하워드 윌리엄스 옥스포드대 인터넷연구소 교수는 “구글이 우월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인위적으로 자사 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시키고 경쟁사 서비스는 배제 시키거나 뒤로 밀리게 했는지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반독점법 위반을 조사 중”이라며 구글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구글은 평소 검색서비스가 완전히 자동화돼 있어 인위적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자신들의 서비스를 가장 위로 노출시켰다고 자인한 ‘구글 파이낸스’ 사례나 꾸준하게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는 ‘프루글(구글의 가격비교 사이트)’을 보더라도 인위적으로 알고리즘을 보완하거나 검색의 품질 점수(quality score)를 변경해 검색결과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구글이 특허분쟁과 관련해 “특허가 혁신을 방해한다”고 밝힌 데 대해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는 거대 하이테크 기업이야말로 오히려 혁신과 소비자 이익을 방해할 수 있다”며 “구글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팀장은 ‘구글-모토로라 합병과 우리나라 IT산업의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2012년 초반 구글-모토롤라가 합병될 것이며 ‘모토로라 특허로 스마트폰 경쟁구도를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구글의 최대 목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산을 통한 모바일 검색 및 광고시장 점유율 확대”라며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경쟁사 특허 공격을 방어하는 동시에 단말기 제조사들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애플과의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운영체제(OS)를 갖춘 기업들이 전체 IT 업계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단말기 중심(하드웨어)에서 생태계(소프트웨어) 구축으로, 다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라인업 전반으로 펼쳐지는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상황인데 한국은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글이 단기적으로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안드로이드 신규 버전의 레퍼런스 모델로 제공하는 제조사로 활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얹은 다양한 모바일 및 홈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토털 IT제조업체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될 경우 구글과 국내 협력 제조업체 간에는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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