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설 수리업체에도 정품 부품 제공”

2021.03.30 21:50 입력 2021.03.30 21: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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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참여·기술자 인증 땐
수리 매뉴얼·도구 등 제공키로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공인센터
“서비스 부실” 소비자 질타 감안
한국 등 30개국 수리 접근성 개선

애플이 앞으로 사설 수리업체에도 정품 부품을 제공키로 했다. 아이폰이 고장나면 공인 서비스센터를 찾아 멀리까지 가야 했던 소비자들의 ‘수리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한국, 일본, 호주를 포함한 30여개국에서 이번 주 후반부터 개별 수리 서비스 제공업체 프로그램(IRP)을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사설 업체는 애플의 정품 부품과 도구, 수리 매뉴얼을 제공받아 소비자에게 애플 제품 수리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프로그램 가입에 별도의 신청 비용은 없고, 업체 규모가 작아도 된다. 애플로부터 기술자 인증만 받으면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와 같은 값으로 정품 부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설 업체는 보증기간이 없거나 만료된 부품에 대해서만 수리할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는 2년, 그외 부품은 1년 동안 품질을 보증한다. 디스플레이(액정)에 대해선 보증기간이 따로 없다. 사설 업체에서 정품으로 수리를 받았다면 그 후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데에도 제약이 없어진다. 지금까진 아이폰을 사설 업체에서 수리한 기록만 있어도 보증기간 내 부품에 대한 리퍼(교환)나 수리를 해주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 미국에서 시작돼 지난해 유럽과 캐나다에도 적용됐다. 현재 1500여곳의 사설 수리업체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애플은 올해 안에 20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수도권 외 지역에서 먼 곳의 공인 서비스센터를 찾아가야 했던 소비자들이 보다 가까운 사설 업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1%로 삼성전자(65%)에 이어 2위다. 애플은 그간 한국 시장에서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데 비해 애프터서비스(AS)가 부실해 “한국 소비자가 ‘호갱’(호구+고객)이냐”는 질타를 받아왔다.

하지만 애플은 한국 소비자들의 접근 불편에 대한 불만을 감안해 최근 국내에서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설 수리업체에 정품 부품을 제공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애플이 공개한 지역별 공식 서비스센터를 보면 94개다. 경기지역이 24개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23개), 부산·대구(각 6개), 경남(5개), 광주(4개), 인천·대전·전북·전남·경북·강원(각 3개), 울산·충남·제주(각 2개), 세종·충북(각 1개) 등의 순이다. 애플의 서비스센터가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2019년 9월 당시 통계와 비교하면 6곳이 늘었다.

지난 29일에는 통신사에 대한 ‘갑질’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시정방안을 이행한 것이긴 하지만, 앞으로 1년 동안 아이폰 수리비와 보험상품 비용을 10% 할인한다고 밝혔다. 평균 보험료와 수리비가 20만~30만원인 점을 생각할 때, 한 소비자에게 2만~3만원의 혜택을 주는 셈이다. 지난달에는 제품 안내와 수리를 받을 수 있는 애플스토어를 서울 여의도에 열었다. 2018년 서울 가로수길에 1호점을 낸 지 3년 만에 2호점을 만든 것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골라 서울 명동에 3호점, 부산 해운대에 4호점을 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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