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블랙베리 불통은 의도적인 것”…이유는?

2011.10.13 13:55
백인성 기자

스마트폰의 ‘원조’격인 블랙베리가 전세계적인 불통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자 메시지와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통화까지 불가능한 상태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위키리스크스는 이번 불통사태를 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시위의 전세계적 확산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은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주지역 블랙베리 가입자들은 오늘 아침에 간헐적으로 서비스 지연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겪는 불편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RIM은 정확한 서비스 복구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블랙베리의 장애 현상은 10일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11일에는 남미, 12일에는 미국과 캐나다로 확산됐다. RIM은 서비스 차질을 경험한 고객의 규모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이번 사태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의 수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블랙베리 이용자는 전세계 7000만명에 이른다. 블랙베리는 과거에도 몇 번 네트워크 장애를 일으켰으나 이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장애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RIM의 데이비드 요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긴급 컨퍼런스 콜을 열고 “해킹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RIM은 블랙베리의 불통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네트워크의 핵심 스위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월가의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한 의도적 불통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1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영국 런던 시위 당시 블랙베리 스마트폰에서 쓰이는 전용 메신저(BBM)이 기폭제가 됐던 것을 기억하라”며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가 유럽연합(EU)과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블랙베리를 불통시킨 것(Has Blackberry been disabled by intelligence to stop Occupy Wall St spreading to EU, MENA)”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트위터 상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블랙베리는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유통해야 하는 금융권이나 정치·법조계 등에서 애용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정부 인증을 받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재무부 등 행정부 내에서 사용되는 중이다.

IT전문 애널리스트 제프 카건은 “RIM의 현 사태는 최근에 발생한 것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며 “고객들의 인내가 점차 분노로 바뀌고 있어 이들 가운데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타는 이용자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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