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극복의 날

‘치매’ 예방법, 멀리 있지 않아요

2022.09.19 10:33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잘 자야 인지기능↑…수면장애 원인 파악해 치료
채소 충분히, 단맛 못 참겠다면 간식 아닌 식사로
걷기 등 유산소운동 가장 좋아…규칙적으로 꾸준히

코로나19 팬데믹 후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후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후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는 9월 21일은 국가에서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857만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42만명 증가했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이 전 인구의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에 치매 예방·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후에는 치매 발생위험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외부활동 제한으로 인한 우울감 심화와 활동량 감소, 불규칙한 수면, 배달음식 섭취 증가 등이 치매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치매의 기본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치매 극복의 날을 앞두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생활 속 치매 예방법을 두루 살펴봤다.

■수면장애 원인 치료, 수면습관 바로잡기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건강한 수면습관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여러 역학조사 연구들에서 잠을 잘 자는 그룹과 못 자는 그룹의 인지기능에 차이가 난다는 결과들이 밝혀진 바 있다.

치매의 대표 원인질환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이상 단백질들이 뇌에 침착되면서 뇌손상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인지기능장애가 유발돼 발생한다.

70~81세의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국제학술지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7시간 이상인 경우보다 기억력 및 주의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저하돼 있었고 입면이나 수면유지 또는 규칙적인 수면이 어려운 불면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인지기능점수가 전반적으로 더 낮게 확인됐다.

또 국제수면의학저널(Sleep Medicine) 발표에 따르면 인지기능이 정상인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향적 연구결과 수면시간이 6.5시간 미만인 경우 10년 후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한수현 교수는 “수면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신체를 회복할 뿐 아니라 특히 기억을 공고화해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우리가 낮에 여러 활동을 하면 뇌의 해마에 기억이 단기기억으로 등록돼 임시 저장됐다가 밤에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장기기억화되면서 대뇌피질로 전파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이상 단백질들을 청소해주는 뇌의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 역시 우리가 깊이 자는 동안 제 역할을 수행한다. 국제나노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Nanomedicine) 발표에 따르면 뇌의 글림프 시스템은 2012년 처음 발견됐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이상 단백질과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현 교수는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수면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며 “단 수면장애의 원인은 불면증에서부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 행동장애 등으로 개인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먼저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본인의 수면장애 원인을 정확히 찾고 이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은 조기진단·치료 시 인지기능을 향상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보고된 바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이 성인남녀 1110명(나이 58.0±6.0세, 남자46.6%)을 ▲정상군 ▲수면무호흡증 호전군 ▲수면무호흡증 발생군 ▲수면무호흡증 지속군의 네 그룹으로 분류해 2011~2018년까지 4년 간격으로 추적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 그룹에서는 지속적 주의집중 및 시각정보 처리기능이 3.2% 저하됐다. 반면 시각기억의 즉각 회상 및 지연 회상검사를 실시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호전된 그룹에서는 그 점수가 평균 17.5%, 33.1% 증가, 시각기억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노인성 치매의 주된 증상이 인지기능 저하임을 고려할 때 수면무호흡증의 조기치료가 인지기능 회복 및 향상을 이끌어 치매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채소·과일 고루 섭취, 단 음식은 최대한 피하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샐러드, 연어, 아보카도, 방울양배추, 두부, 강황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채소를 충분히 매일 섭취하되 당뇨병이 심하지 않다면 과일도 매일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김재호 교수는 “어르신들은 평소 나물이나 김치 위주로 식사할 때가 많은데 사실 이들 음식은 염분이 높아 충분한 양의 채소를 섭취하긴 힘들다”며 “최근에는 몸에 좋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소분된 샐러드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여기에 과일, 연어, 아보카도 등을 곁들이면 맛과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다.

단 음식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당뇨와 치매의 연관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는데 당뇨병환자들은 비당뇨인들에 비해 혈관성치매 발생위험은 2배, 알츠하이머병 발생위험은 1.6배 높다고 알려졌다.

김재호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 증가로 단 음식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정 단 음식을 참을 수 없다면 간식으로 먹기보다는 밥 대신 식사로 한 끼 정도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틈틈이 타인과 소통,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고령층은 여전히 외부활동에 주의가 요구되지만 그렇다고 아예 고립돼 지내는 것은 우울감을 악화시켜 치매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지속적인 대인관계 활동은 치매 예방과 악화를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혼자만 지내거나 친구 등과 교류 없이 지내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아직 코로나19가 유행 중인 만큼 소규모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짧게 만나는 것을 권하며 이것에도 제한이 있다면 가족, 친구들과 전화통화 및 영상통화를 통해 꾸준히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

운동 역시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 중에서도 걷기, 달리기 등의 유산소운동은 인지기능 향상에 가장 좋다고 알려졌다.

김재호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원활하게 한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걸으면 인지장애 확률을 33% 낮추며 치매 위험도 31% 낮아진다”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산책 등 실외운동을 꾸준히 하고 외부 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실내에서라도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육체적 활동을 하면 뇌신경을 보호해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P. 치매 예방에도 도움 되는 수면 10계명(출처=대한수면연구학회)

1.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2. 수면환경을 조용하게 하되 너무 환하지 않게 하며 덥거나 춥지 않도록 실내온도를 조절한다.
3.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되 취침 전 지나친 운동은 피한다.
4. 카페인이 든 음료나 음식, 흡연, 음주를 피한다.
5. 취침 전 따뜻한 목욕은 도움이 된다.
6. 너무 허기진 상태나 과식은 피한다.
7. 잠자리에서 시계를 보거나 휴대전화, TV 책을 보는 것은 피한다.
8.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깼다면 침대를 벗어나 다른 일을 해본다(이 일을 하다 잠이 오면 잠자리로 간다).
9.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10. 수면제 복용은 피한다(일시적인 불면증에는 도움이 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며 만일 불면증의 원인이 수면무호흡증이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음. 수면제는 수면의학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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