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쓰릴 일이 어찌 심장병뿐이랴…생활습관의 역습, 역류성 식도염

2023.09.01 20:18 입력 2023.09.01 20:19 수정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

[의술인술] 가슴 쓰릴 일이 어찌 심장병뿐이랴…생활습관의 역습, 역류성 식도염

가슴의 정중앙 또는 좌측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생기면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을 의심하곤 한다. 협심증 환자는 대부분 급성으로 또는 운동 등 활동 시에 발생하는 통증을 호소하며, 통증은 좌측 어깨나 팔 안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흉통 원인은 협심증 외에도 다양하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어도 가슴 통증이 일어날 수 있다. 식도와 위가 가슴 부위에 몰려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협심증에 의한 흉통과 헷갈릴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가슴 통증은 등과 명치에서도 나타난다. 통증은 식사 중이나 식후, 누워 있을 때 발생해 30분 이상 길게 지속된다. 반면 협심증은 휴식을 취할 때 증세가 호전되고, 5~10분간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 속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이다. 가슴 하부가 쓰리고 신물이 역류하는 증상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2018년 444만명에서 2021년 486만명으로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았으며, 중·장년 이후 자주 나타나 60대에서는 남녀 모두 100만명을 넘어섰다.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은 하부식도 괄약근 기능 저하, 위산 과다 등이 꼽힌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위·식도 경계 부위가 닫혀 있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지만, 이 부위의 조절 기능이 약해지면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고 이에 따른 불편함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만성적인 역류가 발생해 위산에 의해 식도염이 생긴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면 가슴쓰림, 가슴의 답답함, 신트림, 목소리 변화는 물론 가슴 통증도 발생한다. 특히 가슴쓰림과 산 역류 등의 특징적인 증상은 내시경 검사로 진단한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우 역류 여부를 판별하는 식도 산도 검사를 시행해볼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비만,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수십년간 식도염이 지속되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허리띠 조여 매기, 복부비만, 기름진 음식과 과식, 취침 직전 음식 섭취, 카페인과 탄산음료 섭취 등은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슴쓰림과 위산 역류 등 전형적인 증상 이외에도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등이 있으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역류성 식도염의 심한 정도와 동반된 위장질환을 평가하기 위해 검사를 시행하고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이유가 불분명한 가슴 통증이 계속될 경우 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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