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가짜약을 골라내는 통신서비스 인기

2011.03.01 15:08

서아프리카와 같은 세계의 개발도상국들에서 이른바 ‘가짜 약’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일례로 나이지리아에서는 유통되는 약품의 45%가 가짜로 추정된다. WTO 또한 한 해 아프리카에서 100,000 명이 가짜 말라리아 약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세계 제약 산업의 추정된 한 해 손실 또한 75십억을 넘어가면서 가짜 약 시장은 조직된 범죄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주로 그들이 자주 찾는 약사에게서 약을 구매하고, 그들의 처방해주는 약을 전적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 약사가 그들에게 가짜 약을 판다고 해도 아무런 의심없이 약을 구매할 뿐, 그들에게 자신이 구매하는 약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한 번의 잘못된 약의 복용으로 수시간 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들에겐 해결책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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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척박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생겨난 회사가 있다. 바로 ‘mPedigree’이다. mPedigree는 매우 낮은 수준의 기술을 주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훌륭히 활용한 사례가 되고 있다. mPedigree가 제안하는 가짜 약의 구분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약국에서 약을 산 환자는 약 상자에 붙어있는 패널의 스크래치를 긁으면 10개의 숫자 코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숫자들을 무료 SMS서비스를 이용해 문자로 보내면, 몇 초 후 진짜 약임을 확인해주는 문자가 돌아온다.

적은 비용과 이미 존재하는 기술의 사용을 통한 mPedigree의 솔루션은 매우 단순하기에 또 그만큼 매력적인 방법이다. 2007년 아프리카 서부 공화국 가나에서 시작된 mPedigree는 ‘건강’ 분야에 있어서 정보의 부족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를 위한 전자적 자원 시스템을 만들고자 시작되었다. 이들의 모바일 헬스 플랫폼은 환자와 소비자 모두가 그들의 교육 배경, 수입, 지위에 관계없이 즉각적으로 약의 안전성과 효험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 신호가 잡히는 지역의 거의 95%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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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가짜약을 골라내는 통신서비스 인기

인터넷 등 IT 서비스 보급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뒤쳐진 지역이기에 서비스의 성공에 우려가 있었지만, 평소 사용하는 휴대폰의 문자를 이용하는 방식이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 사람들은 계약제가 아니라, top-up scratch card라고 하여 필요할 때마다 카드를 구입해 휴대폰 사용 요금을 충전하기 때문에 스크래치 카드 사용에도 익숙하였다. 높은 문맹률로 인해 문자보다는 음성 서비스가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진짜 약을 확인해주는 문자가 반복되기 때문에 글을 몰라도 이를 기억하기 쉬워 서비스 이용에는 무리가 없다고 한다.

이 서비스의 시도는 지난 해 여름 가나와 나이지리아에서 시작되었고, 케냐를 포함해 우간다, 탄자니아 등도 많은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mPedigree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 함께 의료 시장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매우 낮은 수준의 기술과 간단한 활용 방식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mPedigree의 시도, 가짜 약을 식별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가짜 약이라도 복용해야 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필요했던 것이다. 단순 문자 서비스는 고사하고 이를 넘어 고도의 기술을 향유하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 각자가 더 편한 삶을 살게 되었다는 더 SMART해진 세상,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는 사회구현의 기회를 갖게 된 세상’이라고 하는 것을 어떨까.

박지현/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인턴 기자 (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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