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 도루묵’ 안 되게…인공 종자 다시 푼다

2024.01.10 21:14 입력 2024.01.10 21:15 수정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 10년 만에 재생산 추진

겨울 수온 상승·남획 탓 어획량 ‘뚝’…값 2~3배 뛰어

지난 5일 강원 고성군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어류동에서 박성오 어류팀장이 대형 수조 안에 있는 도루묵 알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최승현 기자

지난 5일 강원 고성군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어류동에서 박성오 어류팀장이 대형 수조 안에 있는 도루묵 알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최승현 기자

“흔하디흔하게 잡혔던 도루묵도 요즘엔 귀한 생선이 됐어요. 그래서 다시 인공 종자 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한해성수산자원센터의 어류동 문을 열고 들어서자 늘어선 대형 육상수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름 5m 크기의 수조 안에는 도루묵알 덩어리를 담은 바구니가 여러 개 떠 있었다.

바구니를 당겨 알 상태를 살피던 박성오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어류팀장(42)은 “지난달 인근 연안에서 확보한 도루묵 어미와 알을 이용해 인공 종자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이 부화하면 치어를 3㎝ 정도까지 키운 뒤 동해안 연안에 방류하게 된다”며 “오는 3~4월까지 10만마리가량의 도루묵 인공 종자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한해성수산자원센터는 앞으로 필요할 경우 연간 인공 종자 생산량을 50만마리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해성수산자원센터가 처음으로 도루묵 인공 종자 생산 기술을 개발한 것은 2012년이다. 2013년까지 20만마리의 도루묵 치어를 키워 동해안 연안에 방류하던 중 어획량이 목표치인 6000t을 웃돌자 가격 폭락을 우려해 2014년 이후 인공 종자를 생산하지 않았다. 10년간 중단했던 인공 종자 생산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3~4년 전부터 동해안의 도루묵 자원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 동해안의 지난해 도루묵 어획량은 382t에 그쳤다. 2020~2022년 과거 3년 평균인 1633t의 23% 수준이다.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보통 20마리당 1만~2만원이던 소매가격은 최근 3만~4만원까지 상승했다. 일부 식당에선 도루묵을 구매하지 못해 메뉴에서 제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릉, 동해, 삼척, 속초, 양양, 고성 등 동해안 6개 시군의 도루묵 어획량은 1971년 2만2837t을 기록한 이후 1991년 5000t, 2011년 3039t, 2022년 851t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고 밝혔다. 겨울철 수온 상승과 무분별한 남획 등이 도루묵 자원의 주된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루묵 산란 시기인 11~12월 고성·양양·강릉 등 동해 연안의 평균 수온은 15.2도로 산란에 적합한 수온(6~11도)보다 상당히 높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온 상승으로 인해 도루묵의 산란 장소인 해조류 군락이 줄어든 데다 산란기 통발을 이용한 무분별한 남획이 이어지면서 어획량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해경이 지난달 동해안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동해안 주요 항·포구에 ‘도루묵 불법 포획 금지’ 현수막을 내걸고 비어업인의 다수 통발 사용 행위(1인 2개 이상)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창현 강원도 양식산업과 자원조성팀장은 “최근 강릉 사천, 속초 동명, 고성 교암 등 3개 시군 어촌계의 마을 어장에 각각 1000m 안팎의 도루묵 산란용 모자반을 이식했다”며 “산란장 조성사업과 인공 종자 생산을 지속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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