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 알쏭달쏭 독특한 방언 “제주어를 지켜라”

2022.02.18 14:52 입력 2022.02.18 16:45 수정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청 전경.

“놈삐 좀질게 썰엉 솖앙 패마농이영 꿰고루 섞엉 모밀고루 풀엉 얄룹게 지정 그 우터레 낭 몰민 빙떡이주게.(무를 얇게 썰고 삶아 쪽파랑 깻가루 넣어 섞고, 메밀가루 풀어 얇게 지진 그 위에 놓고 말면 빙떡이지요.)”

메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펴서 부친 것 위에 양념한 무채를 넣어 말아 낸 제주의 전통음식인 빙떡을 소재로 만든 제주어 동요 ‘빙떡’이다. 최근 제주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 어린이들을 위해 제주어 동요를 창작해 보급하는 중이다. 제주 지역민들이 쓰는 제주 방언인 제주어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들었을 때 의사 소통이 쉽지 않을 정도로 고유한 특성을 가졌다. 이는 섬 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고대, 중세 국어의 원형이 남아있는가 하면 독자적으로 풍부하게 발달하면서 갖게 된 특징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표준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주방언의 사용은 급격히 줄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0년 12월, 제주어를 5개의 소멸 위기 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했다. 제주연구원이 2012년 발간한 ‘제주어 유네스코 절멸위기의 진단 이후 극복방안’ 연구자료를 보면 “언어는 특정 지역에 맞게 진화한 문화적 경험의 결합체인데 한 언어가 소멸되면 그 지역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원인이 된다”며 “언어 절멸 원인은 부모가 아는 단어나 언어 구조가 아닌 정규교육을 시행하고 균질화된 대중매체의 영향, 산업화 이후 도시화에 따른 생활환경과 의식의 변화,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인한 언어의 보편화 등이 인위적 자연적 환경적 요인이 다양하게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제주 사회 내에서 제주 방언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감돌면서 2007년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제주어 표기법 제정, 제주어 사전 발간 등 각종 보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소멸 위기의 언어인 제주어의 사용 확산을 위한 사업을 올해 더욱 다양하게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도는 올해 제4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2023~2027)을 수립한다. 또 지난 1월 조례 개정을 통해 설립 근거가 마련된 제주어 박물관의 사전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을 하반기 추경에 반영키로 했다. 인터넷 사전인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등록된 제주어 어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잘못 표기된 사례를 개선하는 작업도 추진된다.

제주도는 내년 제주어 디지털 전시관 구축을 위해 국립국어원과 세부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절충이 필요한 가칭 국립지역어진흥원의 제주지역 유치도 적극 추진해 제주어 박물관 건립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고춘화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매년 제주어 보전·육성을 위해 계층별 교육, 언론매체 홍보, 구술 채록 및 각종 연구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전년 대비 10.2% 증액된 9억 4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국장은 “구체적으로 올해 청소년·이주민·다문화가족 등 도민 대상 제주어 교육프로그램 운영, 드라마·뉴스 제작 지원과 방송 통한 제주어 홍보 사업, 제주어 말하기대회, 애니메이션 교육 자료 제작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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