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앞 한 패스트푸드점 1층. 카운터 앞엔 주문하는 사람들이 두 줄로 늘어서 있었다. 한쪽 줄은 금방금방 줄어들고 있었으나 다른 줄은 그대로였다.
“오리지널하고 핫피하고 맛이 어떻게 달라요?” “텐더는 애들이 잘 먹나요?”
긴 줄의 맨 앞에 선 아주머니가 주문표를 보며 점원에게 꼬치꼬치 묻고 있었다. 그때 그로부터 몇번째 뒤에 서있던 교복입은 여학생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아, 몰라. 짜증나 죽겠어” “×발, 졸× 재수없어. 모르면 처먹지를 말든지…”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여학생을 쳐다보았으나 ‘험악한 통화’는 계속됐다.
“×탱이, 지×하고 자빠졌어. 뭐야, 기다리는 사람 보이지두 않나봐”
앞줄에 섰던 아주머니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아무거나 만원어치 싸주세요”라며 황급히 사라졌다.
〈박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