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립 국제교육원 성과 미미

2003.08.01 22:46

유학 준비생들이 국내에서 외국 대학의 학점 일부를 취득해 유학 기간을 단축시키고 외화 유출도 줄여보자는 취지로 서울 강남구청이 세운 구립 국제교육원이 설립 2년이 지난 지금은 학점 연계라는 당초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사설학원과 별 차이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6월 개원한 강남구립 국제교육원은 강남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시에 있는 UCR 대학과 제휴를 맺어 설립한 시설로, 이곳에서 학점을 취득할 경우 UCR, UCLA 등 미국 UC 계열 대학에 진학할 때 16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당시 구청사로 사용되던 건물을 25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 교육원으로 사용토록 하고 현 강남구청 자리로 청사를 이전하는 한편 UCR 대학에서 도입되는 프로그램 및 강사진 파견 등에 대한 로열티 명목으로 매년 연간 15만불씩 지급하기도 했다.

또 UCR 에서 파견한 현지인 강사들을 위해 교육원측이 오피스텔 전세를 얻어 숙소로 무상임대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교육원에서 수업을 받은 1,752명 중 학점 연계가 되는 UC 계열 대학으로 진학한 인원은 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6학점까지 취득하려면 8주 단위의 학기 과정을 4단계 거쳐야 하지만 매 학기 재수강 비율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교육원 개원 당시 강남 일대의 학원연합회 등에서 “사설학원이 많은데 굳이 세금을 들여 학원을 세우는 것은 예산낭비”라며 반발한데 대해 강남구는 “대학 입학시 학점 인정 차원에서 사설학원과 다르기 때문에 중복투자라 볼 수 없다”며 차별성을 강조했으나 현 실적을 보면 미국 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이라는 원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주영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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