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한진중 또 노동자 자살

2013.12.01 14:48 입력 2013.12.01 15:59 수정

한진중공업에서 또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리해고 이후 우울증 치료를 받은 근로자였다. 구조조정의 여파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29일 부산 양정동 한 아파트에서 한진중공업 배관근로자 김금식씨(52)가 다용도실에서 등산용 로프에 목을 매 숨진 것을 가족들이 발견했다.

김씨는 1980년 한진중공업에 입사했으며 2010년 정리해고된 뒤 우울증으로 5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11월 복직됐으나 일감이 없어 유급 휴업 중이었다.

한진중에서 2010년 대규모 정리해고 여파로 숨진 근로자는 박범수, 손규열, 최강서씨에 이어 네번째다.

경찰은 1일 “김씨가 아파트를 비워줘야 하는 등 혼자 거처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사측의 노조탄압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에는 지난해 3월 새로 출범한 기업노조(한진중 노조)가 교섭 대표권을 획득하면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금속노조 측은 한진중 노조에 비해 금속노조 소속 휴직자의 복귀가 지연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사측은 최근 12척의 수송선, 벌크선을 수주해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고 대대적 홍보를 하고 있지만 금속노조 조합원 186명 가운데 15.5%인 29명만이 현장에 복귀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진중 노조는 522명 중 321명인 61.4%가 복귀했다. 이어 “고인이 정리해고와 복직, 휴업발령을 겪으면서 너무나 힘들어 했다”며 “고인을 ‘정리해고의 희생자’로 규정하고 회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는 2일 금속노조 한진중지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사측 관계자는 “휴업 중인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잇따른 수주로 일감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인의 일은 안타깝지만 회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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