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서 트럭 넘어지고, 거제 산사태 아파트 덮쳐 ‘아찔’

2020.09.07 20:52 입력 2020.09.07 22:33 수정

강한 비바람, 부산·경남·경북 거쳐 영동 할퀴며 큰 피해

2명 실종에 5명 다쳐…7만5천여가구 정전·곳곳 침수도

문 대통령 “추석 전 특별재난지역 지정 서둘러달라” 당부

<b>하마터면…</b>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7일 오전 경남 거제시 한 아파트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주차장과 아파트 단지 입구에 쏟아져 있다. 거제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189㎜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

하마터면…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7일 오전 경남 거제시 한 아파트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주차장과 아파트 단지 입구에 쏟아져 있다. 거제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189㎜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

동해안을 따라 북상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강한 비바람으로 부산과 경남·북, 강원지역 등에서 인명과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울산 남쪽 해안에 상륙해 오후 강릉 북쪽 해상으로 빠져나간 하이선의 영향으로 2명이 실종되고 5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재민은 47가구 78명이며, 일시대피 주민은 2068가구 3077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는 총 724건으로 항만 및 교통안전시설 등 공공시설이 366건이며, 주택 침수·파손과 어선 침몰 등 사유시설물이 358건이다. 소방당국에 의한 인명 구조는 29건에 92명이다. 부산과 울산 등 총 7만5237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11개 공항의 항공기 341편이 결항됐고, 87개 항로 여객선 114척은 발이 묶였다. 일반도로 56곳이 통제됐고, 철도 7개 노선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중대본은 전날 오후 7시를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비상 3단계를 가동했다.

이날 오전 11시23분쯤 강원 삼척시 신기면 대평리에서 40대 남성이 회사 동료들과 석회석 채굴 작업을 마치고 철수하던 중 도로 유실로 배수로에 빠지면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낮 12시18분쯤에는 경북 울진군 매화면에서 트랙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던 주민 A씨(60)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경남 사천에서는 차량이 바다에 추락해 1명이 사망했으나 태풍과 관계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해운대구에서도 변사체 1구가 발견돼 태풍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이날 강원 영동지역엔 시간당 30~50㎜의 비가 내리면서 주택·도로 침수 등 106건의 비피해가 접수됐다. 고성과 인제 간 미시령 옛길 8㎞ 구간은 낙석과 토사 유출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에 이어 나흘 만에 또다시 물난리를 겪은 부산은 하이선이 지나면서 피해가 컸다. 강풍에 차량이 전도되면서 운전자가 부상을 입고, 강풍에 날아온 간판에 머리를 맞는 등 시민 3명이 다쳤다. 나머지 부상자 2명은 경남 거제와 충남 공주에서 각각 발생했다.

부산 거가·광안 등 해상교량은 물론 동래구 수연교 등 내륙 하천변 도로 등 53곳도 침수로 한때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부산김해경전철과 동해선은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운행이 중지됐다.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580여가구는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울산에서는 대규모 정전피해가 속출했다. 울산 남구 무거·황성동,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온산읍 화산리 일대, 웅촌면 대복리 등이 정전됐다. 울산 북구 현대차 5공장·현대모비스 공장에서도 정전으로 자동차 제조공정이 일부 멈췄고,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도 정전으로 시장기능이 한때 마비됐다.

경남 거제시 문동동에서는 아파트단지와 맞닿아 있는 야산 일부가 무너져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기도 했다. 태풍이 스쳐간 제주에서도 주택과 도로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하이선은 이날 오후 강릉 인근 해상을 경유해 북한 함흥 인근으로 이동한 후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되면서 소멸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9일까지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8일까지의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전라도 5~40㎜, 강원 영동·경상도 5㎜ 내외다. 9일에도 동해안과 경남해안,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오고, 충청도·전북 등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태풍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고, 피해가 심한 지역은 추석 전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도록 피해조사도 신속히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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