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비자금 규모, 현대 비자금 상회할 듯

2003.10.01 13:07

검찰이 손길승 SK그룹 회장을 2일 소환조사하는 등 SK 비자금 수사를 본격화함에 따라 SK가 조성한 비자금의 액수 및 사용내역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 검사장)는 비자금 조성을 진두 지휘한 손 회장을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집중 추궁할 예정인 가운데 이미 계좌추적 등 기초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윤곽을 파악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추측으로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손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이 주목하는 SK 비자금의 규모는 우선 지난 8월 증권선물위원회가 대검에 고발한 SK해운의 부외자금 내역이 단서가 될 수 있다.

증선위는 SK해운이 2000∼2001년 차입금 상환 등을 명목으로 1554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뒤 결손처리하고 역시 600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뒤 이를 특수관계사인 (주)아상에 대한 부실채권이 상환된 것처럼 회계처리하는 방법으로 누락시킨 사안을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이같은 2154억원대의 부외자금 전체가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부분이 비자금용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검찰도 SK 비자금 규모가 수백억원대로 알려진 현대 비자금보다 크다고 밝힌 바 있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게 정설이다.

이중 검찰이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과연 정치권 로비용으로 어느정도가 유입됐냐는 것으로 수사의 성패도 여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 주변에서는 현대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200억원,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150억원 등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정치권에 뿌린 것과 비교할때 SK도 이와 맞먹거나 초과하는 로비자금을 살포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가 “간단치 않는 수사가 될 것이다”고 수사 초반기부터 ‘장기전’을 예고한 것도 SK가 거액의 비자금을 무기로 정.관계에 전방위적 금품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때문에 검찰의 수사행보에 따라 현대 비자금 사건 때와 같은 엄청난 정치적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현실화될 공산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뉴시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