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조사

뇌물 입증할 ‘스모킹건’ 김종 진술·안종범 수첩·박상진 전화

2017.03.22 06:00 입력 2017.03.22 06:01 수정

핵심 물증 들여다보니

박, 이재용 단독 면담 자리서 정유라 승마훈련 지원 채근

김종과 단 한번 사적 만남…박, 이날도 정유라 지원 당부

[박근혜 소환 조사]뇌물 입증할 ‘스모킹건’ 김종 진술·안종범 수첩·박상진 전화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433억원대 뇌물 혐의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한 ‘스모킹건’(핵심 물증)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의 진술조서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5)의 휴대전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업무용 수첩이다. 이 물증들은 2015년 7월25일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단독 면담하면서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의 독일 승마훈련 지원을 채근한 것과 관련돼 있다.

김 전 차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모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박상진 사장으로부터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유라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삼성이 정씨의 승마훈련에 본격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기 시작한 2015년 7~8월 무렵 박 전 사장이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김 전 차관은 “그 통화 내용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 “박 사장은 이전에도 정유라 지원과 관련된 모든 경과를 제게 말해줬다”고 털어놨다. 김 전 차관은 공직에 있으면서 박 전 대통령을 딱 한번 사적으로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정씨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박 전 사장의 휴대전화에는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 독대할 당시 정씨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 정황이 담겨 있다. 2015년 7월25일 오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66)은 박 전 사장에게 “4시까지 내 사무실로 오세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63)도 “오시면 제 사무실로 오셔서 같이 올라가십시다”라고 박 전 사장에게 메시지를 전송했다. 미래전략실 핵심 임원들과 박 전 사장이 정씨 지원을 놓고 대책회의를 연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대화 내용을 최 전 부회장에게 알려줬다. 이 부회장의 공소장에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 하고 있다”고 질책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제주도 출장 중이던 박 전 사장은 곧바로 상경했고, 며칠 뒤 독일로 출국해 최씨 측과 만나 지원에 대해 상의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2015년 7월25일자에 ‘삼성 1. 승마단 2. 재단 문화/체육’이라고 박 전 대통령 지시사항이 적혀 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정씨의 승마훈련을 적극 밀어달라는 의미다. 같은 해 8월26일 승마협회 회장인 박 전 사장은 독일에서 최씨가 설립한 스포츠컨설팅 회사인 코어스포츠와 213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정씨에 대한 지원이 성사된 뒤인 2016년 2월15일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재차 독대한 자리에서 “정유라를 잘 지원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이 부회장의 공소장에 나와 있다. 그러면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8)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후원도 추가로 요구했다.

이 부회장의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49)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에 전달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종합형 스포츠클럽 꿈나무 드림팀 육성계획안’ 문건을 특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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