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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동인7호' 전직 기자, 화천대유 투자사 측 수차례 인터뷰

2021.10.14 06:00 입력 2021.10.14 09:17 수정

검찰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이석우 기자

검찰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이석우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자회사 천화동인 7호의 실소유주인 배모씨가 기자 시절 화천대유 투자사 임원의 발언을 수차례 인터뷰해 보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영학 회계사 측근인 이 임원은 화천대유 측 언론 창구 역할을 하면서 배씨 등 언론인들과 화천대유 사이를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배씨는 2004년 10월 YTN 재직 시절 ‘실버주택이 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후 전용 주택인 실버주택의 투자 조건을 설명하는 김모 전 엠에스비티 감사의 발언을 실었다. 같은 달 ‘충청권 부동산 시장 급랭 전망!’ 기사에서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불가능해진 충청권의 부동산 전망에 대해 “충청권을 이탈한 수요가 대구나 부산 지역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김 전 감사 발언을 담았다.

2008년 10월 ‘종부세 위헌여부 판단 임박...결정은’이라는 기사에서는 종합부동산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담은 김 전 감사 발언을 인용했다. 배씨가 부동산 분야를 담당한 2000년대에는 판교 대장지구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이라 관련 보도는 보이지 않았다. 배씨는 부동산 분야를 담당한 뒤 2010년대부터 YTN과 머니투데이에서 법조 분야를 주로 취재해왔다.

배씨와 김 전 감사는 오랜 기간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배씨는 정 회계사의 측근인 김 전 감사의 소개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한다. 배씨는 천화동인 7호로 대장동 개발에 1000만원을 투자해 최근 3년간 120억원을 배당받았다. 천화동인 7호는 지난해 8월 스타벅스가 입점한 부산 기장군의 74억원 상당의 토지·2층 건물을 매입했다.

김 전 감사는 화천대유에 초기 사업 자금 130억을 투자한 엠에스비티의 임원이다. 엠에스비티가 화천대유에 투자를 결정한 2015~2016년 당시 대표였던 이모씨의 부인이다. 김 전 감사의 중개로 배우 박중훈씨 자금도 엠에스비티를 통해 화천대유로 흘러갔다.

김 전 감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부터 화천대유 측 언론 홍보 역할을 맡으며 사업에 관여했다고 한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2010~2011년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대장동 개발 관련 공영 개발론을 띄우자 김 전 감사가 민영 개발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홍보 기사를 언론사에 내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편집장을 지낸 김 전 감사는 투자자문사 저스트알 상무로 재직할 때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언론 인터뷰에 다수 등장했다. 이처럼 언론과 친숙했던 김 전 감사가 배씨,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 등 언론인들과 화천대유 측을 잇는 통로가 됐던 셈이다. 경향신문은 김 전 감사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화천대유 측에 배씨 입장을 물었으나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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