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리니지’ 불법 서버에 도박장 열어 97억원 챙긴 일당 기소

2022.01.20 18:40 입력 2022.01.20 21:33 수정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이용한 불법 도박장. 서울중앙지검 제공.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이용한 불법 도박장. 서울중앙지검 제공.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이용한 불법 도박장을 열어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세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진승)는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저작권법·게임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를 비롯한 7명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9만9741차례에 걸쳐 자신들이 만든 불법 도박 게임에 참여한 이용자들에게 283억원 상당의 게임 머니를 환전해 주고, 수익금 31억원을 암호화폐로 바꿔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6명도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4만9701차례에 걸쳐 365억원 상당의 게임 머니를 환전해주고 수익금 66억원을 암호화폐로 바꾼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리니지 운영사인 엔씨소프트와 무관한 불법 사설 서버를 개설한 뒤 리니지 게임 이용자들이 자신의 캐릭터와 게임 머니로 ‘경마 게임’ ‘투견 게임’에 참가해 도박할 수 있도록 했다. ‘경마 게임’은 몬스터를 경주시키고, ‘투견 게임’은 몬스터 두 마리를 싸우게 해 승자를 맞히는 게임이다. 수익금은 암호화폐로 변환해 해외 거래소를 거쳐 개인 지갑으로 송금했다.

이들은 ‘대포폰(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을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만 이용자와 연락했다.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연락처를 제공한 이용자들에게만 게임 머니를 환전해줬다. 불법 도박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당일 모두 암호화폐로 바꿨다. 검찰은 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인터넷 검색, 전자정보 압수수색, 통신·계좌·블록체인 추적을 동원했다. 통화 27만건, 계좌거래 260만건, 블록체인 거래 5만건을 분석했다.

검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 중 10억25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보전했다. 미국 달러와 1대 1로 교환되는 암호화폐 ‘테더’ 3억원어치, 인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2억4000만원어치가 포함됐다.

이 사건은 죄명 기준으로는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인 ‘6대 중요 범죄’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다른 사건 피의자의 ‘공범’으로 이들을 의율해 수사를 개시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여러 비슷한 범행을 확인해도 수사개시권이 없어 수사에 착수하거나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없는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환수 가능한 범죄수익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안은 검찰의 수사개시권이 없는 죄명이라도 예외적으로 수사 개시를 가능하게 하도록 법령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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