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박영수 측, 대장동 사업 도와주고 변협회장 선거자금 요구···3억원 전달”

2023.11.16 17:22 입력 2023.11.16 20:42 수정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2023.8.3. 연합뉴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2023.8.3. 연합뉴스

남욱 변호사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의 요청을 들어주면서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을 요구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16일 열린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의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남 변호사는 2014년 10월쯤 두 사람이 우리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민간업자들의 대장동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이 ‘2014년 10월쯤 증인(남욱 변호사)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는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에게 우리은행이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요청을 받은 양 변호사가 “고검장님(박 전 특검)께 말씀드리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박 전 특검으로부터 ‘우리은행 부행장에게 이야기를 해두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특검이 당시 민간업자들의 부탁을 받고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 하라’ ‘걱정하지 말라’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있을 때 적극 도와주겠다’ 등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후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 도움으로 2014년 10월29일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 실무를 담당하는 A부장과 양 변호사, 성남도개공 입사를 앞둔 정민용 변호사 등과 만나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A부장에게서 ‘박영수 고검장이 우리은행에서 가장 윗선이다. 고검장이 부행장에게 이야기해주면 업무처리가 훨씬 수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그 무렵 양 변호사로부터 박 전 특검의 대한변협회장 선거 자금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나’라는 검찰 질문에 “시점이 정확하지 않지만 그쯤 그런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양 변호사가 3억원을 요구했고 자신이 세 차례에 걸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박 전 특검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선거하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드나”라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남 변호사는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김만배씨의 청탁으로 박 전 특검이 영향력을 행사해 부국증권이 컨소시엄에서 배제된 경위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부국증권 참여를) 고검장님(박 전 특검)도 반대하신다고 해서 결국 부국증권을 빼게 됐다”고 했다. 검찰이 ‘당시 김만배씨는 박 전 특검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들면서 부국증권을 (컨소시엄에서) 빼야한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 중 누가 있었는지) 기억나는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재경 전 민정수석을 언급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약속받고 일부를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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