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내는 엄마와 이해해 주는 엄마

2013.07.01 21:23
신철희 | 신철희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말을 안 듣고 형제간 싸움이 많은 5살, 7살 형제를 키우는 준호 엄마는 육아에 자신이 없고, 애가 잘못되면 ‘내 잘못 아닌가’ 자책하며 우울해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엄마는 큰아이 중심으로 생활하고 둘째인 준호는 도우미 아줌마가 키워 한집에 엄마가 둘인 상황이 되었다.

준호는 아줌마와 정이 들어 뭐든지 아줌마와 하려 들고 밤에 아줌마가 가려 하면 안 떨어지려고 우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 마음 읽기]혼내는 엄마와 이해해 주는 엄마

상담을 진행하면서 준호 엄마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아이들 특히 둘째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 애썼다. 일부러 아줌마도 적게 오게 하고, 많은 것을 엄마가 감당하기 시작했다. 준호 엄마는 애들과 노는 게 제일 재미없고 싫은데 지금은 자꾸 놀다보니 애들과 있는 게 재미있다. 둘째도 매일 ‘아줌마 언제 오느냐’고 물었는데 최근엔 안 찾는 날이 늘고 있다. 드디어 며칠 전 새벽에 준호가 엄마품으로 잠결에 파고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엄마도 이제는 준호가 내 자식같이 예쁜 기분이 든다고 한다.

전에는 아줌마 애 같은 서먹함을 느꼈는데 지금은 힘들지만 엄마가 육아에 전념하니 아이들도 엄마를 전보다 더 찾는다. 특이한 것은 형제 사이가 좋아지고 있고 엄마가 큰소리쳐야 말 들었는데 이제는 자기들끼리 타협을 보기도 했다. 즐거운 집 분위기가 많이 생기고 있다. 육아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니 엄마 마음도 편하고 너그러워진다. 그러니 자연스레 성격이 유해지면서 다른 애한테도 너그러워진 자신을 발견했다.

어느날 놀이터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가 스티로폼을 부숴 놀이터에 뿌리려는 모습을 보았다. 원칙을 중시하는 준호 엄마는 예전 같으면 아이를 크게 혼냈을 텐데 이번엔 아이 뒤로 가서 애를 안아주며 ‘속상한 일 있었니’라고 물었다. 애가 당황해하며 ‘버리려고 했다’며 변명을 했다. 준호 엄마가 당황해서 달아나는 애에게 ‘그랬니? 멋쟁이, 안 보이게 잘 버려’하고 칭찬해 주자 애가 멋쩍어하면서 갔고, 이후에도 그애는 준호 엄마를 보면 인사하는 아이가 되었다고 한다.

아이가 잘못해도 지적하기보다 품어주겠다고 마음을 바꾸니 평온해졌다. 집에서도 아이들과 재미나게 노는 소리가 늘었다. 집안 분위기도 바뀌었다. 원칙, 규칙, 혼나기 등이 연상되는 예전의 집은 분위기가 차가웠지만, 지금은 재미, 따뜻함, 이해, 공감이 어울리는 단어가 될 정도로 따뜻하게 바뀌었다. 그러니 아이들의 문제행동이 차츰 더 줄어들고 엄마를 무서워하며 긴장했던 아이들이 엄마를 좋아하면서 말도 잘 듣고 행복한 아이로 변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행복한 엄마를 원한다. 힘들어하며 희생만하는 어두운 엄마는 거부한다. 엄마가 밝고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며 육아하는 현재의 인생을 즐기면, 아이도 엄마의 편안한 느낌이 전달되어 자신감 있는 아이가 되고 형제나 친구들과도 하루하루를 즐기게 된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간간이 혼내기도 하지만 이것은 부모로서는 꼭 필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부모자녀 관계가 좋으면 부모의 따뜻한 지도를 오해 없이 받아들여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사용한다. 부모의 적절한 통제를 통해 세상에 안되는 게 있는 것을 받아들이며 인내력을 키우고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게 된다.현재 부모가 행복한 육아를 하며 즐기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아이의 문제행동이나 안 좋은 버릇에 대해 아이 탓만 하지 말고 부모 자신의 삶을 한번 되짚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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