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진보교육감 11명 재출마…진보는 “확장” 보수는 “수성”

2018.06.03 22:22 입력 2018.06.03 22: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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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대 4.’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로 치러진 지난 2014년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 결과다. 지난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의 이념적 지향과 정책이 당락을 갈랐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까지 더해져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이른바 ‘진보교육감’이 당선됐다. 교육감 선거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동시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줄곧 ‘진보냐, 보수냐’ 하는 화두를 안고 왔다. 무상급식이나 혁신학교 같은 정책적 쟁점이 형성된 것도 이때부터다.

2010년 16개 시·도 중 6곳에서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이 4년 동안 ‘혁신교육’ 이슈를 이끌었고, 2014년 선거에서도 진보적 교육정책들이 쟁점이 됐다. 지난 선거에서 당선돼 ‘2기 혁신교육’을 이끌었던 진보교육감 13명 중 11명이 6·13 지방선거에 재출마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관심이다. 지난 선거에서 보수성향 교육감들이 당선된 지역의 판도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정당도 기호도 없이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일반적으로 현직에 유리한 구도다. 이번에 재출마하는 보수성향의 현직 교육감은 1명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교육감들이 ‘현직 프리미엄’과 지난 혁신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영토’를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보·보수 정책 이슈 약화
50~60% 육박하는 부동층
깜깜이 선거 우려 더 커져

하지만 이번 선거는 양상이 조금 복잡하다. 일부 지역은 복수의 진보성향 후보가 출마했고, ‘진보 대 보수’ 구도의 틈새를 노려 ‘중도’를 표방한 후보도 상당수 등장했다. 과거 진보가 독점했던 무상교육 이슈 등에 대해 일부 중도·보수성향 후보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적 차이도 옅어졌다. 말 그대로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많게는 50∼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후보들이 약진하면 진보교육감 출신 교육부 장관이 이끄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보수 후보들이 선전할 경우 정책 추진에 험로가 예상된다.

■ 수도권 교육 수장은 누구

혁신교육 주도한 수도권
서울·경기, 현역들이 앞서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3곳의 교육 수장 자리는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다. 그동안 서울·경기의 진보교육감들은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자사고 폐지 등 전국의 혁신교육 이슈를 주도해왔다. 두 곳 모두 현직 교육감의 재선 여부가 이목을 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현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가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중도성향의 조영달·보수성향의 박선영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로는 조 후보의 우위가 점쳐진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조 후보가 35.3%의 지지율로 박선영(6.0%)·조영달(5.1%) 후보를 앞섰다.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도 ‘9시 등교’ 등을 주도해온 이재정 후보의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진보진영 경선에서 단일 후보로 추대된 송주명 후보와의 접전이 예상된다. 선거 초반부터 이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임해규 후보와 김현복·배종수 후보 등 보수·중도 성향 후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인천교육감 선거는 이청연 전 교육감의 중도 낙마로 현직 없이 치러진다. 보수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고승의·최순자 2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진보진영은 일찌감치 도성훈 후보로 단일화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보수 지역’ 4곳 이번엔 바뀌나

보수성향 교육감만 뽑아온
대전·대구·경북·울산에서
진보교육감 나올지 ‘촉각’

지난 선거에서 보수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은 대전과 울산, 대구·경북 4곳뿐이다. 모두 지금까지 진보교육감이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는 지역이다. 하지만 대전을 제외한 3곳에서는 현직 없이 선거가 치러져 판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의 선거 결과가 특히 관심이다. 대구교육감 선거는 강은희 후보가 보수결집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성향인 김사열·홍덕률 후보의 막판 단일화 여부가 관건이다. 강한 보수세 때문에 보수 후보는 ‘보수 대 진보’ 프레임을 강조하고, 진보성향 후보들은 정치색을 배제하려는 지역적 특성도 나타난다. 경북은 3선의 현 교육감이 물러나면서 보수성향 후보가 난립한다. 진보진영은 이찬교 후보를 단일 후보로 내세워 보수 후보 4명과 1 대 4 구도를 만들었다. 보수표가 분산돼 첫 진보교육감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임 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나왔다. 보수 3명, 진보와 중도 각 2명이 각축하는 구도다.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후보가 없다. 대전은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보수성향 교육감 중 유일하게 현직이 출마한 지역이다. 현 교육감인 설동호 후보에 맞서 진보진영이 성광진 후보를 단일 후보로 내세워 양자구도가 됐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진보진영은 첫 진보교육감 당선을 기대한다.

■ ‘진보 재집권 플랜’ 성공할까

여타 지역, 현직 중심으로
진보 재집권 가능성 주목

여타 지역에서는 현직 교육감을 중심으로 ‘진보 재집권’ 가능성이 주목된다. 호남은 보수진영 후보 없이 중도·진보 성향 후보들이 다자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독특한 지형이다. 광주는 3선 도전에 나선 장휘국 후보에게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된 최영태 후보와 중도성향의 이정선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북교육감 선거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김승환 후보를 비롯해 5명의 후보가 모두 진보를 자임한다. 전남은 현직 교육감 없이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나선 장석웅 후보와 고석규·오인성 후보가 3파전을 치른다. 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3곳에서는 모두 진보교육감이 중도·보수 성향 후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진보교육감들은 지난 선거에서 형성된 ‘진보 트라이앵글’을 이번에 대전까지 확산해 충청권 ‘진보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호남 이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진보교육감이 3선 도전에 나서는 강원과 지난 선거에서 첫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부산·경남·제주지역도 중도·보수 후보들의 도전이 거세지만 현직 프리미엄에 기반을 둔 진보교육감들의 우세가 점쳐진다.

부산과 경남은 모두 진보성향의 현 교육감에 맞서 각각 3명의 중도·보수 후보가 도전했다. 경남은 보수성향 후보의 막판 단일화 여지가 남아 있다.

강원교육감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민병희 후보와 보수성향 신경호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 제주도 현직 교육감인 진보진영의 이석문 후보와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김광수 후보의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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