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야근’나사빠진 경찰

2001.02.01 19:01

경찰서에서 조사받던 유괴사건 피의자가 경찰의 관리소홀을 틈타 자해, 중태에 빠졌다. 지난달 초 부산에서 호송중인 조선족 피의자가 경찰을 밀치고 도주한 데 이어 자해소동마저 발생, 경찰의 피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31일 오후 10시쯤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반 사무실에서 유괴 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모씨(33·경기 여주군)가 책상 밑의 맥주병을 깨 자신의 목을 찔렀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저녁을 먹던 중 이씨가 갑자기 책상 밑의 술병을 책상에 내리쳐 깬 뒤 자해했다”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퇴원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맥주병에 대해 처음에는 ‘물병’ ‘사이다병’이라고 주장하다가 뒤늦게 “저녁식사를 배달한 식당에서 서비스로 가져온 맥주 2병과 소주 1병 중 하나”라고 말을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배달원이 우리도 모르게 책상 아래에 술을 놓아두고 갔다”며 “결코 술을 주문하지도 않았고, 술병이 왜 피의자 책상 밑에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형기기자 h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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