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전 세계서 한때 통화 장애… 위키리크스 “월가 시위 확산 막기 의도”

2011.10.13 21:46 입력 2011.10.14 03:34 수정
백인성 기자

스마트폰의 ‘원조’인 블랙베리가 한때 먹통으로 변했다가 4일 만에 서비스가 재개됐다. 블랙베리는 세계 곳곳에서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접속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통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통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림)의 마이크 라자리디스 사장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모든 서비스가 세계 전역에서 백업됐다”며 “초기 고장 때문에 e메일이 쌓여 과부하가 걸리면서 불통현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전날 라자리디스 사장은 화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 4일 동안 e메일과 메시지에 바로 접근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세계 각지의 블랙베리 사용자들에게 사과했다.

블랙베리의 장애 현상은 10일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11일에는 남미, 12일에는 미국과 캐나다로 확산됐다. 외신은 이번 사태로 스마트폰 사용에 불편을 겪은 이용자의 수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블랙베리 이용자는 7000만명에 이른다. 블랙베리는 과거에도 몇 번 네트워크 장애를 일으켰으나 이와 같이 세계적으로 장애를 일으킨 것은 처음이다.

림의 데이비드 요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긴급 콘퍼런스 콜을 통해 “해킹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1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영국 런던 시위 당시 블랙베리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전용 메신저가 기폭제가 됐던 것을 기억하라”며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가 유럽연합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블랙베리를 불통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베리는 보안성이 좋다는 이유 때문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유통하는 금융권이나 정치·법조계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도 블랙베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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