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세리머니’로 갑론을박

2012.08.13 21:39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한 한국 대표팀 박종우 선수(23)에게 동메달 수여를 보류한 채 진상조사에 착수하자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IOC 조치에 항의해 단식농성에 나선 데 이어 인터넷에서도 “가혹한 처사”라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 선수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자성론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안모씨(24)는 “박 선수가 한·일전 승리 후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관중이 준 것을 들고 뛴 것 아니냐”며 “고의도 아닌데 메달 박탈로 올림픽 기간 동안 피땀흘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는 국기를 흔든 것과 같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문제가 아니다. 박종우가 동메달을 받지 못하면 한국대표팀 전부가 메달 반환으로 가자”는 글을 남겼다.

일본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한 트위터 이용자는 “일본 체조 선수들이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의상을 입고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박종우의 우리땅 세리머니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파장이 클 수 있는 부분이다. IOC는 박종우 선수의 동메달을 박탈하려면 일본 체조선수들의 메달부터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취업준비생 송모씨(25)는 “욱일승천기는 독일의 나치깃발과 같은 것인데도 인정해주면서 박 선수가 관객석에서 떨어뜨린 것을 주워서 세리머니를 한 정도로 메달을 박탈한다는 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욱일승천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했던 국기로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일제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인들에게는 불편한 정치적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유엔의 뜻을 존중하는 윤리적 패션디자이너 위원회’ 대표 고희정씨는 IOC의 독도 세리머니 조사에 항의해 15일부터 5일간 서울 연세대 앞에서 단식시위를 벌이겠다고 13일 밝혔다. 고씨는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지금껏 사죄 한번 받지 못하고 일본과 싸우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IOC가 일본 대표팀의 욱일승천기 상징 패션은 제재하지 않고 독도에 대한 표현만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경기가 열리기 몇시간 전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일본이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 예상됐던 만큼 박 선수가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원 심모씨(26)는 “애국심은 좋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보는 국제적인 무대에서 이런 식으로 영토분쟁 이슈를 꺼낸 것은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모씨(21)는 “억울하지만 메달 박탈이 돼도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만들었고 국제사회에서도 그렇게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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