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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김지태씨 유족에 “최필립에 압력 넣어서라도 해결할 테니, 믿고 기다려봐라”

2013.03.01 06:00 입력 2013.03.01 06:14 수정

김 특보 발언… 고 김지태씨 유족 녹취록 공개

‘부일장학회 명칭복원’도 언급하며 유족 회유 정황

정수장학회의 전신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씨의 5남 김영철씨가 지난해 10월 말 박근혜 대선후보 쪽에서 “정수장학회 이사진을 개편하고 이름도 바꾸겠다”고 밝힌(경향신문 2월28일자 1·8면 보도) 정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대화록 내용을 28일 공개했다. 김경재 새누리당 대통합위원회 기획조정특보가 보도가 나간 뒤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돌리자, 전화통화 내용과 김씨의 부인 이명선씨가 김 특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녹음했던 대화의 관련 부분을 거듭 밝힌 것이다.

김씨는 “아내가 김 특보와 이야기한 내용을 나와 공유하기 위해 녹음한 것”이라며 “그 내용을 보면 당시 우리가 박근혜 후보의 승인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25일 이씨가 집에서 김 특보와 17분가량 통화할 때 녹음했던 녹취록을 보면 “박근혜 대선 후보는 전혀 생각이 없는데 의원님께서 자가발전으로 그러시는 건지요”라고 묻자 김 특보는 “전혀 그것은 아니고요. ‘이것이 대통합 차원에서 우리가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라고 (박 후보에게) 하니까 거기서 (박 후보가) 끄덕거렸어요”라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김 특보는 이 통화에서 4차례에 걸쳐 “내 말을 믿어달라” “직접 만나달라”고 말했다.

이씨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박 후보님의 아버님(박정희)에 관한 문제만큼은 주변에서 아무 말도 못한다고 하던데요”라며 해결할 수 있는지를 거듭 의심하자 김 특보는 “사실은 그렇다. 소통의 문제가 좀 있다”고 인정하며 “그래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박 후보와 가장 가까이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나다”라고 이씨를 설득했다. 김 특보는 이어 “다른 사람들은 (박 후보를) 접촉하기가 곤란한데 저는 좀 자유스러운 입장 아닙니까”라며 “내가 주로 이런 일이나 홍보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 믿어달라”고 했다.

이씨가 또 “최필립 이사장과 이사들이 안 나가겠다고 결의를 하는 마당에 무슨 수로 이 문제를 해결하느냐”고 묻자 김 특보는 “그건 당연히 (정수장학회에) 압력을 넣어야죠”라며 “김영철씨와 유족 쪽에서 아우트라인이 만들어지면 그걸 고비로 삼아서 최 이사장을 어떤 압력으로라도 해서 해결할 테니 저를 만나주셔야 합니다”고 말했다.

10월 말 이씨가 김 특보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남을 가졌을 때의 대화도 녹음돼 있다. 김 특보는 당시 이씨에게 “유족 측과 박근혜 측, 여야 추천, 변호사 몇 명 이런 식으로 정수장학회 이사진을 구성해보는 게 국민통합 차원에서 어떻겠냐. 부일장학회로 이름도 바꿀 수 있다”고 제안하며 “(유족들이) 언론에 나가서 강하게 얘기하는 것은 이제 그만하라”고 말했다. 또 “나는 일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잘되는 사람”이니 “믿고 기다려봐라”라고 했다.

김 특보는 그 후 “10·26 현충원 기념식에서도 (이 문제로) 박 후보와 귓속말을 했고, 광주에 내려가서도 얘기했다. 잘 얘기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매일 연락합시다”라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김씨 부부에게 보냈다.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서 ‘박 후보와 얘기하고 있는 뜻’임을 시사하며 정수장학회 이사진 개편과 이름 개정 문제를 제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특보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 특보는 정수장학회 논란에 물타기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관계를 밝혀달라”며 “여권은 최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는 정수장학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하루속히 정수장학회가 사회에 환원될 수 있길 바란다”며 “박 대통령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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