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봇 프로그램’ 이용해 ‘선거개입 트윗’ 120만여개 유포

2013.11.21 06:00 입력 2013.11.21 06:09 수정

e메일 도용·좀비PC 가능성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어떻게 120만여개의 선거개입 관련 트위터 글을 퍼날랐을까. 그것은 ‘봇 프로그램(bot program)’이 있어 가능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국정원 심리전단팀이 만든 ‘유령계정’으로 의심되는 계정 200여개는 지난해 대선 전 8~9개월에 걸쳐 같은 시간대에 같은 글을 퍼날랐다. 또 하나의 글이 불과 5분 이내에 수십~수백개 계정 명의로 퍼날라진 정황도 있었다.

국정원, ‘봇 프로그램’ 이용해 ‘선거개입 트윗’ 120만여개 유포

실제로 지난해 9월20일 국정원 직원의 한 트위터 계정은 “박통 욕하시는 문재인 후보님, 봉하마을 가실 땐 박통이 만든 경부고속도로 꼬박꼬박 애용하시죠, 그쵸?”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모두 238회 퍼날라졌다. 이 글을 퍼나른 ‘pip*****’ 등 36개 계정은 같은 시간대에 한꺼번에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고서는 일반인들의 계정이 이 같은 일을 함께 벌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계적인 시스템을 이용해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 계정들의 생성시기와 활동 중지시기는 모두 일치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조직적으로 일사불란하게 활동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수십개의 계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의 e메일 주소를 도용했거나 ‘악성 봇’을 사용해 ‘좀비PC’를 운영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앞서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 22명이 292개의 계정을 만들어 트위터상에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경향신문 11월1일자 1·3면 보도) 경향신문도 검찰의 1차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에 포함된 범죄일람표를 분석해 269개의 트위터 계정을 추가로 확인했다.

▲ 봇(bot) 프로그램

자동으로 수십개의 트위터 계정(일명 ‘유령계정’)을 만들어 댓글을 동시간대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퍼나르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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