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침몰 사고 해역 수온 영하 10도… 실종자 구조 난항

2014.12.01 21:44 입력 2014.12.02 00:30 수정

사조산업 “어획창고에 한꺼번에 해수 유입… 배 기우뚱”

선원가족들 “초속 20m 강풍 속 무리한 조업했나” 오열

사조산업 원양어선 ‘501오룡호(1753t·사진)’가 침몰한 서베링해 사고 해역에서는 1일 오후부터 실종자 수색 및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상 여건이 나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온이 영하 10도로 낮아 수색·구조작업이 지연될 경우 세월호 참사에 이어 또 한번의 대형 선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획물을 저장하는 선박 어창에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선체가 기운 것이 1차 원인으로 보인다.

원양어선 침몰 사고 해역 수온 영하 10도… 실종자 구조 난항

사조산업은 1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 있는 부산지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당시 상황과 구조작업 현황 등을 설명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낮 12시30분쯤 오룡호 고기 처리실에 어획물을 넣는 작업을 하는데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오면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선원들이 배를 다시 세우려고 노력해 어느 정도 복원됐다고 판단해 펌프로 배수작업을 했는데 갑자기 배가 심하게 기울어 오후 4시께 퇴선명령이 떨어져 선원들이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는 오후 5시쯤 침몰했고 구조된 8명은 구명뗏목을 타고 탈출했으며 나머지 선원들은 구명동의를 입고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구조된 선원은 인도네시아 선원 5명, 필리핀 선원 1명, 러시아 감독관 1명, 한국 선원 1명 등 8명이었으나 한국 선원은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원양어선 침몰 사고 해역 수온 영하 10도… 실종자 구조 난항

사고 당시 해역에는 명태와 대구잡이 철을 맞아 명태잡이 5척, 대구잡이 2척 등 모두 7척의 한국 국적 어선이 조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캄차카 국경수비대 및 러시아 구조재난센터의 협조를 구했고, 인근 해역에서 작업 중이던 한국 어선 2척과 러시아 어선 등 4척이 구조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바다날씨가 좋지 않은데 회사 측이 무리하게 조업을 강행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실종된 기관장 김모씨 가족은 “바람이 초속 20m로 부는데 조업을 강행한 게 잘못 아니냐”며 “조업을 하면 안되는 상황에서 조업한 게 사고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선원 가족은 “바다 수온이 영하 10도라는데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며 오열했다.

사고 선박은 1978년 11월 스페인에서 건조돼 2010년 사조에서 인수했다. 이후 러시아와 합작 운항하다가 올해 2월 한국 국적으로 바뀌었고, 지난 7월10일 부산을 떠났다.

이번 사고로 한국 원양어선들의 안전성 논란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년간 남극해와 뉴질랜드 인근 해역 등지에서는 한국 원양어선들의 침몰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2010년 남극해에서 침몰해 22명의 사망자를 낸 인성1호는 선원 대부분이 외국인임에도 선내 매뉴얼은 한국어로만 돼 있어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호준·유희곤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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